◎시도별 「인재뱅크」작성… 재야와도 접촉/민자/공직자·비호남출신 희망자 많아 고무/민주 기초·광역단체장 및 의회의원을 한꺼번에 뽑는 지방자치제선거가 이제 1년남짓을 남겨두고 있다. 여야는 공히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단체장의 경우만도 3백여명 이상이 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인물확보를 위해 이미 상당한 신경을 기울이며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자제선거에 관한한 민자당은 침묵에 가까울만큼 조용하게 있다.
올해를 가급적 정치적 이슈없이 「일하는 해」로 끌고가려는 김영삼대통령의 국정운영기조를 뒷받침하려면 1년이상 남아있는 시점에서 쓸데없이 선거바람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고 해서 민자당이 마냥 놀고 있는 것만은 절대 아니다. 기초·광역 단체장선거에 내보낼 인재들을 조용히 발굴하고 있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금년 하반기쯤 되면 자천타천으로 후보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날테니 사람찾는 작업은 별 걱정안한다』면서도 『그러나 사전에 판단자료등은 만들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민자당은 지난해말부터 전국 각 시도별로 그 지역출신의 엘리트들을 파악, 「인재뱅크」를 만들어왔다. 물론 아직까지는 순수한 서류작업 수준이어서 해당자들의 의사타진이나 정치적 성향여부와는 관계없이 주로 전문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30대후반이상의 인재들을 찾아왔다. 주요 실무작업은 당외곽조직으로 있다가 지난 3월 조직개편 때 사무총장 직속기구로 옮겨온 사회개발연구소가 맡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정부쪽 기관에서도 지방출신의 현직 부장검사등에 대해 성향을 탐문하는등 지역여론이 괜찮은 전문가를 찾는다는 소문이고 여권의 사조직쪽에서도 인의협 경실련 민주변호사모임등 재야성향의 전문가들과 면담한 흔적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지자제전략은 한마디로 「그림자작전」이다. 현시점에서는 상무대 국정조사등 정국현안에 당력을 집중해야 하므로 가급적 지자제문제는 노출시키지 않고 소리없이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양은 이처럼 한가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지 않은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지자제대비에 나서는 시점은 대략 7월 중반이후가 될 전망이다. 그 즈음이면 국정조사가 마무리되고 14대국회의 하반기 원구성이 이루어져 시급한 현안은 일단 정리된다. 하한정국 때 민주당은 지자제기획단을 발족시켜 대비태세를 갖추어나갈 방침이다. 인물영입작업도 본격화하고 당조직정비도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물밑작업에 치중하고 있는 민주당은 상당히 고무돼 있다. 무엇보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출마희망자가 민주당으로 많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도지사출신을 비롯, 전직시장·군수·경찰서장등 과거 여당에만 몰리던 공직자출신들도 민주당에 의사타진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지난 지자제선거에서는 공천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호남출신이었으나 지금은 비호남에서도 공천가능성을 타진하는 중량급인사들이 상당히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 약사등의 전문가집단도 단체장및지방의원출마를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현 지도체제로는 지자제후보의 갈라먹기식 공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신재민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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