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서 침뱉어… 학교·학생 첨예대립 일본사학의 명문 와세다(조도전)대학에서 한 신입생의 퇴학처분을 둘러싸고 학교측과 학생측이 맞서 첨예한 공방을 벌이는 개교이래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입학식에서의 교기 모독사건. 지난달 도쿄 신주쿠(신숙)에 있는 와세다대학 강당에서는 법학부를 비롯한 5개 학부의 94년도 입학식이 열렸다. 총장의 식사에 이어 각부 학장이 소개되는 순서에서 법학부 학장 차례가 되었을 때 법학부 신입생 한명이 느닷없이 단상에 올라와 구석에 세워져 있던 교기에 침을 뱉었다. 대학측이 대경실색한 것은 불은 보듯 뻔한 일이었다.
대학측은 부모의 입회하에 본인으로부터 교기에 침을 뱉은 경위를 들은 뒤 사유서를 서면 제출토록 했다. 대학측은 교수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한 끝에 『학생의 본분을 현저하게 저버린 행위』라고 판단, 문제 학생에 대해 퇴학 처분을 내렸다. 학교측은 본인이나 부모로부터 이의신청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이 학교당국의 도량이 너무 좁다며 극력 반발하고 나섰다. 퇴학기준이 됐던 「학생의 본분」이라는 기준이 너무 추상적이라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학생들은 퇴학처분 철회를 요구하는 캠페인에 돌입, 교내 곳곳에 항의 대자보등을 붙이고 퇴학처분을 철회하거나 처벌을 경감해 달라는 건의서를 학교측에 냈다.
퇴학당한 학생이 학교에 제출한 사유서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고 당사자도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입을 다물고 있어 그 학생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대학 법학부장 오쿠시마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그 학생의 행동에는 퇴학당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퇴학처분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측과 학생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와세다대학의 「내분」은 그리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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