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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범죄 위험수위… 「자치방범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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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범죄 위험수위… 「자치방범대」 등장

입력
1994.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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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도 “불안”… 일부「사병화」우려 모스크바시가 최근 자치방범대를 구성, 거리질서 유지와 범죄예방에 나섰다.

 급증하는 범죄와 무질서에 대처하는 경찰력이 한계에 달해 대낮에도 거리를 안심하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자 유리 리즈코프시장이 포고령을 내려 5천명의 시민 방범대를 창설한 것.

 자발적인 시민 참여로 운영되는 이 방범대는 3인1조로 구성돼 술주정뱅이와 좀도둑단속, 범죄혐의자 체포, 경찰의 가혹행위 감시등 준경찰 활동을 펴게 된다. 18세이상 성인남녀로 시당국이 실시하는 10시간짜리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면 방범대원이 될 수 있다.

 시는 「드루즈니키」라고 불리는 이 방범대에 스포츠헬멧과 방탄조끼 야경봉워키토키 순찰용 트럭등을 지급해 경무장시키고 이들이 입을 러시아국기와 모스크바시 문장이 새겨진 검푸른색의 제복도 마련했다. 또 방범활동에 대한 보답으로 지하철 무료 승차권을 제공키로 했다.

 모스크바시에서는 구소련시절인 74∼91년 민간 방범대가 운영된 적이 있으나 당시는 사실 정권의 절대 권위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순수한 치안목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후 이 조직은 소련붕괴와 함께 없어졌는데 그동안 범죄가 급증해 대낮에도 거리를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치안부재상황에 직면하게 돼 모스크바시가 고육지책으로 다시 시민방범대를 운영키로 한 것.

 이같은 자치방범대 창설에 대해 국가두마(의회)는 이들을 무장시키면 자칫 특정세력의 전위부대로 악용될 수 있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빅토르 일류힌 하원보안위원회위원장은 『자치방범대를 무장시키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정치세력이나 범죄집단과 결탁해 권력을 남용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들도 이에 가세, 『이들은 나치돌격대원』이라며 『리즈코프 시장이 자신의 권력을 보호키 위한 사병조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나톨리 키릴로프 모스크바시 대변인은 『자치방범대는 질서를 유지할 정직하고 성실한 시민들』이라며 『범죄자들이 벌써부터 이들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정해진 규칙에 따라 활동할 경우 범죄예방에 큰 효과를 가져올것』이라고 반박했다.

 모스크바 자치방범대의 활동이 앞으로 얼마만한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나 모스크바시민 대부분은 이같은 치안조직이 생긴다는데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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