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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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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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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어느 주에서는 최근 정치권의 묵인 아래 서민들간에 「고상한 시험커닝」이 성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각급 학교에서는 물론 공직채용 시험장마다 감독관들과 수험생들에게 쪽지를 던져주려는 친구·친지로 구성된 소위 「커닝 보조원」들이 주변에 운집, 이들간에 치열한 숨바꼭질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고상한」이라는 유별난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인도 특유의 세습 계급제도와 관계가 있다. 인구의 52%를 차지하는 중간계급인 서민층에 배당되는 관직은 5%미만이어서 이같은 불평등 현실을 타파하려는 방법의 하나로 커닝이 등장했기에 그런 이름마저 붙었고, 유력정당의 지원까지 받고 있어 주정부가 처벌법을 강화했지만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난센스 사례에서 감지되는게 법과 현실의 괴리 문제다. 인도에서처럼 사회적 불평등으로 법 자체의 당위성이 흐려지는 것은 예사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중증은 아니라해도 중대범죄에 대한 시민의식이 엷어져 모방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빈발하는 1만원권 변조지폐사건이 바로 그런 유형의 범죄다. ◆형법은 화폐변조범을 2년이상 무기징역에, 이를 모르고 취득·사용한 경우도 2년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특가법은 변조범에 대한 사형마저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중대범죄를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몰라서 저지르고 있다면, 우리의 교육·홍보나 법의식에 분명 문제가 있다. 당국이나 국민 모두가 부끄러움을 느껴 각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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