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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출국위기 한국인가족 돕기/일인들이 탄원서 등 발벗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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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출국위기 한국인가족 돕기/일인들이 탄원서 등 발벗고나서

입력
199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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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전 밀입국 고생끝 정착/“일서 자녀도 출생… 너무가혹” 부모의 밀입국죄로 일본에서 태어난 자녀까지 강제 출국시킬수는 없다는 일본인들의 캠페인이 일고있다.

 일본 입국관리국에 구속된 이광진(43)·손복순씨(43)부부와 중학3년·2년생의 형제등 일가족 4명의 사정은  불법체류재일한국인들의 설움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출신인 이씨는 72년 돈을 벌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어선을 타고 밀입국, 역시 69년에 밀입국한 손씨와 일본서 결혼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해 돈을 벌어야한다는 생각에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찾아나섰다.

 82년 경찰의 불심검문으로 밀입국사실이 적발된 이씨가족은 강제퇴거처분을 받고 한국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생활근거가 없는 고국생활이 막연해지자 이씨는 4개월후 혼자 밀입국선을 탔다. 가족은 2년후 관광비자로 입국해 그대로 눌러앉았다. 

 두 아들도 신주쿠(신숙)에 있는 한국인학교를 다니다 92년부터 일본인학교로 편입학했다. 형제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말밖에 모르는것이 맘에 걸리기는 했지만 이곳에서 차별받지 않고 살려면 일본인처럼 살아야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자신을 위로했다. 안정을 찾고 일본생활을 해나가던 이들에게 두려워하던 일이 결국 들이닥쳤다.

 입국관리국은 지난 3월 이들의 불법체류를 적발, 구속했다. 그러나 일본에도 따뜻한 인정은 있었다. 이씨주변의 이웃들과 딱한 사정을 들은 후원자들이 발벗고 나섰다.

 이들에 대한 재류특별허가가 나올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후원자와 시민단체들은 『일본어밖에 모르는 형제를 강제로 퇴거시키는 것은 인도적인 차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들의 체류를 요구하는 탄원서에 3백43명의 서명까지 받아 제출하고 변호인단을 구성, 법정투쟁도 불사한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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