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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왜 이러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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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왜 이러나(사설)

입력
199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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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청이 아무래도 혼이 빠졌나 보다. 지난4월 한달 내내 25건의 과천선 전철사고로 시민들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했으면 됐지 아직도 직성이 풀리지 않았다는 것인가. 철도청의 기강해이는 복지불동 차원을 넘어 정신을 송두리째 어디다 빼버린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지울 수가 없다. 19일의 경인선 오류역구내 화물열차 탈선사고는 5번째 화물열차의 바퀴지지대 4개중 1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바퀴가 빠진 것이 원인으로 돼있다. 달리는 화물열차의 바퀴지지대가 떨어져 나가 바퀴가 빠질 정도라면 근본적으로 화물열차가 그만큼 노후한 것이니 인력으로 어찌하겠느냐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처럼 낡은 열차를 교체하거나 보수하지 않고 운행한것은 철도청의 책임이다. 더욱이 노후열차를 운행하려 했다면 최소한 운행에 앞서 철저한 점검이 있어야 했다. 낡은 차량에 책임을 떠넘기기에 앞서 점검 소홀과 노후차량을 교체하지 않은 책임은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위기관리의식부재로 난 사고를 천재로 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과천선전철이 한참 사고를 내고 있던 지난달 22일에는 영등포역구내에서 새마을 43호열차가 뒤따라 오던 7539호 기관차에 들이받히는 사고가 났었다. 그때의 사고원인은 선로를 보수하면서 선로의 인입선을 잘못 연결해 놓았기 때문으로 밝혀졌었다. 선로 보수원들의 기강이 얼마나 해이해졌으면 선로의 인입선을 잘못 연결, 열차의 추돌사고가 나게 했다는 말인가. 18일에는 청량리기점 28·3의 중앙선 하행선에서 화물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만에 또다시 오류역구내화물열차 탈선·전복사고를 낸 것이다.

 대량수송기관인 철도청이 이처럼 잦은 사고를 낸다면 그것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불안해서 어찌 살라는 것인가. 물론 우리철도의 선로중에는 낡은 곳도 많고 열차 특히 화물열차의 경우 내구년한을 넘긴 노후한 차량도 적지않은데다 밀려드는 화물을 감당할 수 없어 무리하게 잦은 운행을 해야하는 것이 사고원인이 될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럴수록 차량점검을 철저히 해 안전운행을 하는 것이 철도청의 책임과 의무다. 과천선전철의 연쇄사고에서도 봤듯이 철도청은 열차와 전철운행에 안전의식이 너무나 결여됐다. 그저 적당히 운행하면서 사고가 안나기를 바라는 요행행정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잦은 철도사고가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철사고와 영등포사고로 철도청장·차장이 경고를 받고 해당국·과장과 직원등 33명이 해임 또는 직위해제를 당하고서도 요지부동으로 정신을 못차리는 철도청을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큰 참사가 있기 전에 그 방책을 정부는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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