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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발전 토대쌓기/“문헌·자료정리부터”/23일「문헌학적문제」학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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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발전 토대쌓기/“문헌·자료정리부터”/23일「문헌학적문제」학술회

입력
199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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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여종 고서 분산… 목록조차 없어/판본조사·전산화작업 등 절실” 최근 국내외에서 한국학 연구가 활성화되고, 해외에 반출된 고서의 종류와 양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자료의 소장현황과 문헌정보를 총정리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다양한 판본을 정리하여 기본 텍스트를 정립하는 등 기초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 한국문화연구소(소장 이상택)는 23일 인문대 교수회의실에서 「국학연구의 문헌학적 제문제」라는 제하의 학술발표회를 갖고 그 동안 미진했던 국학발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해야할 일들을 다각도로 탐색한다.

 학자들은 미리 배포된 글을 통해 『최근 민족문화추진위가 조선왕조실록을 완역하는 등 국학의 토대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9천여종에 이르는 고서가 분산되어 있는데다 종합목록 마저 없어 체계적 연구에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삼국유사나 다산의 저술과 같은 기본문헌들조차 정판본이 없고,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고문서에 상응하는 가치를 지닌 자료들 까지도 햇볕을 보지 못한 채 방치돼 있어 국학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서울대 규장각 자료중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옥루몽」 「소현성록」등 조선후기 한글소설 등을 해제와 영인작업을 통해 「선본총서」로 집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경호교수(강원대 국문과)는 「국학자료 정리의 현황과 문제점」에서 『68년에 고서종합목록이 나온 이후 정리가 안돼 누락되거나 잘못 기재된 자료가 많다. 자료수집 및 확인작업, 현대어 번역 및 색인 작업을 거쳐 궁극적으로 모든 자료를 전산화함으로써 연구자나 일반인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0여년간 독자적으로 국학자료의 전산화 작업을 해온 허성도 교수(서울대 중문과)는 「국학자료 전산화의 선행조건」에서 『자료의 완벽한 검색을 위해 비슷한 글자끼리 혼용하여 쓰이는 한자들도 나란히 입력하고, 한문은 뜻이 통할 수 있도록 뛰어쓰기 작업 등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성을교수(아주대 사학과)는 판본실태 조사 등 기초작업을 하지않은 자료의 예로 다산의 저작을 묶은 「여유당전서」와 「여유당증서보유」를 들고있다.

 그는 「정약용 저작의 문헌학적 제문제」에서 『그 책들이 개별저작들의 수정본과 초고본을 검토하지 않고 실어 그의 사상을 연구하는데 자료로서 허점이 많다』며  문헌학적 검토를 통해 완벽한 전집을 다시 낼 것을 제안하고 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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