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복지불동이 온 나라를 애태우고 있다. 정부도 하답답해 립지력동이란 맞불식 조어까지 만들어 내 공무원들이 벌떡 일어나 다이내믹하게 뛰어 주길 고대하지만 효과는 두고봐야할 상황이다. 입지역동의 모델을 역사에서 찾는다면 삼국지 촉의 군사 제갈공명의 공직철학 국궁진췌 사이후이(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죽을 때까지 그치지 않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공명밑에도 유봉·맹달같은 복지부동의 무리가 있었다. 관우가 오나라 여몽의 맹공을 받아 형주의 맥성에 갇힌 채 목숨이 경각에 달리자 화급히 부장 요화를 상용으로 보내 원병을 청했다. 그러자 유봉·맹달은 『성을 새로 거두어 민심은 아직 안정되지 못해…』라며 10만 군사를 두고도 1장1병도 움직이지 않았다. 시쳇말로 「부처 이기주의」가 발작됐던 꼴이다. 결국 관우는 죽고 형주는 잃었다. 공명의 삼국통일의 꿈도 이로써 이미 반쯤은 접어두어야만 했다. 유봉은 그 죄로 참형당했다. 맹달은 위로 뺑소니 쳤으나 반심을 키우다 사마의에게 잡혀 죽었다.
그런가 하면 공명과 비견되던 기재 통은 인사불만을 복지부동으로 시위한 「가화」를 남겼다. 유비가 추남임을 이유로 뇌양현령에 발령하자 방통은 정사를 팽개치고 연일 술만 퍼마셨다. 백성의 원성이 충천했다. 유비는 장비·손건을 보내 직무감사를 실시케 했다. 방통은 한나절도 안돼 1백여일 밀린 공무·송사를 순식간에 처리해 두사람을 놀라게 했다. 방통은 즉각 부군사로 발탁될 수 있었다.
두 고사는 복지부동이 경우에 따라 국기를 흔들리게 할 수도 있고 또 그로 피해를 입는 쪽은 아무튼 백성이라는 사실을 교훈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그렇다면 복지부동이야말로 척결해야 할 절박한 국가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정부도 나름대로 쇄신책을 마련해 시행하나 대부분 대계소용격이다. 공직사회 내부에만 초점을 맞춰 속결로 해결책을 찾으려 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에 보다 적절히 대처하려면 국정운용 스타일에 대전환을 시도해 보는 편이 오히려 긴요하리라 생각해 본다. 장관이 매사에 위 눈치 안살피고 소신껏 정책을 펼 수 있게 해주고, 부처간 업무는 비단옷고름 풀듯 조정하며, 소위 비서정치 그리고 감사만능주의는 피하고… 특히, 육감·직감의 정치에서 이제는 다소 성찰·관조의 정치로 바꿔 봄직도 할것이다. 물꼬는 위에서부터 잡아야 한다는 원리다. 그러면 여론의 박수속에 복지부동도 절로 해법의 가닥이 잡히게 될 것이다. 복지부동의 복지는 「엎드리다」말고 「토착의 산물」이란 뜻도 갖고 있다. 복지부동이 「복지」부동으로 발전해 신토불이처럼 이땅에 뿌리내리는 사태 따위는 결단코 없게 해야겠다.<통일부장>통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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