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업체 즐비… 가격 시중의 50%선/주위엔 영릉·신륵사… 관광재미 함께 『도예의 본고장 여주로 도자기를 보러 오세요』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쌀과 도자기의 고장」 여주군은 시원하게 뻗은 남한강변에 위치한 신륵사와 영릉, 목아불교박물관등 가볼만한 관광지와 더불어 도예의 본고장답게 생활·전통자기 업체가 4백여개나 몰려 있어 관광객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곳이다.
특히 여주군북내면지내리 9천여평의 부지위에 마련된 여강전통도자기사업 협동조합단지는 40여개업체, 1백여명의 장인들이 저마다 특색있는 상품을 선보이고 작업과정도 견학할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지로도 안성맞춤이다.
커피세트 다기세트 반상기 화분등 생활자기와 백자 청자 분청 투각등의 작품들이 각업체 전시장마다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품질이 뛰어난 작품을 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또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고 말한다.
시중가 4만∼5만원의 주전자·수구·잔5개로 구성된 「녹차세트」한벌 가격이 1만9천∼2만2천원선이며 작품성이 가미된 수공예품의 경우도 3만원을 넘지 않는다. 설탕·프림통과 잔6개·받침6개짜리 「커피세트」 한벌 가격도 2만5천원선으로 시중가보다 40∼50%나 저렴하다. 반찬통은 4개 기본이 1만3천원, 난화분은 1개에 2천∼5천원에 불과하다.
1인 다기는 청자 분청 모두 2개에 1만원선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특색있는 결혼피로연 선물로도 인기가 높다.
작품도자기의 경우 백자항아리 중간크기는 5만∼10만원, 청자항아리는 10만∼20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해 적은 비용으로 멋진 예술작품을 소장할 수 있다. 또 도자기 응접세트와 인테리어 자기등 품격있고 실용적인 품목들도 많다.
여강조합 이태규조합장(38·남강도예)은 『도자기는 고급품이라는 인식때문에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면서 『최근에는 기업들의 판촉용 자기구입이 늘고 있고 신혼부부들도 결혼피로연 선물로 1만원대 생활자기 구입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강조합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공장과 전시장이 붙어 있어 자기를 빚고 굽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레를 모터로 돌리고 가마의 불을 LPG로 지피고 청자의 문양이 그림이 아닌 조각이라는 점등 요즘 도자기공정의 새로운 풍속도를 직접 눈여겨 보는 것도 흥미거리다.
이곳에서는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 직접 물레를 돌리고 그림과 유약을 바르는등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작업에 방해가 안되도록 주의해야 하며 원료비 1만∼2만원은 별도로 내야 한다. 굽는 데는 시간이 걸려 당일에 찾을 수는 없다.
주말 신륵사를 관광한 후 조합 전시장을 찾은 조상용(30) 이수정씨(28)부부(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주공아파트)는 『부모님께 선물할 도자기를 구하기 위해 들렀는데 예상외로 가격이 싸 놀랐다』면서 『청자주병과 다기세트를 고르는데 5만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1백여개 업체가 가입돼 있는 여주민속도자기사업 협동조합도 여강조합과 1 떨어져 있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여주조합은 공동전시장이 없어 사전에 원하는 품목을 주문하면 공장과 연락해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
여강조합과 여주조합 인근에는 세종대왕의 능인 영릉과 신라시대 창건된 신륵사가 있고 국내 최초의 불교 전문박물관인 목아불교박물관도 가까이 있다.
여강조합 이조합장은 『최근 외국수입품보다 우리민족 고유의 멋스러움을 지닌 전통자기를 찾는 분들이 늘고 있다』면서 『유명작가의 고가품보다는 취향에 맞는 자기를 선택하는 신세대 구매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여주=이범구기자】
◎이천/전통자기 자부심… 수출 많아
여주군과 인접한 이천군은 생활도자기 중심의 여주군 도자기들과 달리 전통도자기의 맥을 이어가는 곳으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현재 신둔면 수광리일대에 1백30여곳의 자기업체들이 몰려있다. 생산되는 자기는 전통자기와 생활자기가 50대 50의 비율.
이 중 지난해에 나란히 타계한 백자의 대가 고려도요의 지순탁씨와 청자에 일가를 이룬 해강도예의 유근형씨 양가는 아들들이 대를 이어 이곳에 가마를 갖고 있고 진사(진사)기법의 대가인 이조요의 홍재표씨(63)등 유수한 도예장인들이 이곳에 가마를 내고 있다.
이천군지역에서는 이처럼 전통자기의 명맥이 잘 유지되고 있으나 대가와 이름없는 도공들의 작품간에 가격차이가 너무 커 조합은 구성돼 있지 않고 공동전시장도 군에서 마련한 1개소뿐이다.
최근에는 지난 수년간 계속된 불황의 여파를 견디지 못해 전통자기쪽에서 생활자기쪽으로 전환하는 요업체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천 전통도자기 업체들은 대가들의 주요고객이 일본인이라는 점을 들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며 도예의 전성기를 부활시키려 애쓰고 있다.【이천=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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