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제 영향력확대 견제의도”/동교동계,이부총리논평등 발끈 방미중인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잇단 대북관련 발언을 놓고 정부·여당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번에는 김이사장측이 정면으로 반박에 나섰다.
뉴욕에 체류중인 김이사장은 19일 아태재단을 통해 발언의 진의를 해명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김이사장이 정계은퇴이후 공식성명을 낸 것은 처음으로 사태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김이사장은 성명의 대부분을 문제가 됐던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에 집중하면서 정부·여당의 반응에 직접 대응하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그러나 한때 군사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던 자신의 3단계통일방안이 6공정부에 의해 부분 수용됐던 점을 들어『자유로운 통일논의를 억압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언급, 간접적으로 정부·여당측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동교계 수장격인 권로갑최고위원도 이날 아침 김옥두·남궁진의원과 함께 민주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이사장의 발언과 관련한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의 논평을 강도 높게 반박했다.권최고위원은『이부총리가 김이사장의 발언을 왜곡 논평함으로써 국익에 반하고 국민여론을 혼란에 빠뜨리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최고위원의 어투에는 특히 김이사장의 통일론에 어느정도 이해를 표시해 온 이부총리가 그같은 논평을 내게된 배경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깔려있다. 그는 『어느 정도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 이부총리의 논평이 외부요청에 의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배석했던 김옥두의원은『과거 군사정권시절에나 있었던 용공음해와 색깔론을 재현시키려는 의도』라고 했으며 설훈부대변인은『신판 용공조작』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이사장측은 김이사장이 발언의 진의를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측이 굳이 왜곡된 부분을 강조해 비난하고 있는 데에는 여러가지 복선과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고있다. 특히 김이사장이 정계은퇴이후 아태평화재단 활동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통일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긴 여권의 견제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민주당주변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이와관련, 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근 민주계인사로부터 청와대측이 통일논의에 대한 주도권이 김이사장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면서 『여권이 남북문제와 관련한 김이사장의 영향력확대를 사전에 견제하러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와함께 여권이 최근의 정국정체와 개혁부진으로 인한 국면전환을 위해 김이사장문제를 일부러 확대시키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김이사장의 발언파문이 어떤 모습으로 매듭지어 질지는 속단키 어려우나 여권과 김이사장측간의 대립이 더이상 계속되는 것은 정국을 비생산적인 소모전으로 몰고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있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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