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농림수산부차관이 19일 사임했다. 사표를 제출하고 수리됐으니 사임이긴 하지만 그동안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맞아온 걸로 미뤄 「경질」됐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김전차관은 지난 16일 농안법개정과정에서 법안의 제안자인 신재기의원(민자)이 「중매인 매매금지조항」을 국회 농림수산위 법안소위에서 축조심의가 끝난뒤 독자적으로 집어 넣었다고 「소신발언」을 한뒤 3일동안 『전형적인 복지불동형 공무원』이라며 성토를 받아왔다.
김량배전장관이 우루과이라운드 최종이행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켜 경질된 것이 지난 4월4일의 일이므로 50일도 채 안돼 농림수산부의 장·차관이 모두 물러 난 셈이다. 또 지난해 2월 새정부가 들어선 이래 농림수산부 장·차관이 2명씩 경질돼 농림수산부 장·차관이 조자룡의 헌칼과 같이 「쓰고 버리는」 처지가 돼버린 셈이다. 이들 4명의 장·차관이 물러나게 된 이유는 「사회적 물의」. 벼랑에 서있는 우리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농정이 정치적 논리에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공교롭게도 농림수산부의 장·차관들은 정치적 논리때문에 옷을 벗었다.
그러나 현장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이 농정 수행의 필수조건인데도 농림수산부 장·차관들이 이렇게 단명으로 잇따라 물러나서야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에 따른 농어촌발전대책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또 비록 발언배경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또 발언방식이 세련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김전차관은 지난해 연말 UR협상의 막바지부터 지금까지 농어촌발전대책의 수립을 책임져 왔기에 농어촌발전대책마무리를 불과 1개월 앞둔 막바지에「경질」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전차관도 이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농정은 대외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건을 하소연해도 중도에 사그라지고 말았다』고 이같은 아쉬움을 말했다.
농림수산부가 빼어나게 잘한 점은 없다고 인정은 하고 있지만 발언을 강하게 했다고 해서 공직자를 경질시킨다면 이제부터는 진짜로 복지부동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농림수산부 공무원의 말을 「농담」이라고 믿고 싶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