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딸 문제 등 사생활 폭로우려/구체규명은 미서 소환돼야 가능 종교연구가 탁명환씨(57) 피살사건은 대성교회 설립자 박윤식목사(66)가 두차례 결혼하며 이중호적을 유지한 사실과 전처소생 딸이 친자확인소송을 낸 사실등이 폭로되는것을 막기 위해 사주한 범행인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밝혀졌다.
서울지검 형사3부 김규헌검사는 18일 『박목사가 탁씨 살해를 사주한 결정적 동기는 30여년동안 숨겨온 가족관계와 종교적 이력등이 탁씨에 의해 폭로되는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의하면 박목사는 북한에서 월남한 뒤 김모씨(64)와 결혼, 딸을 낳자 54년 「박철」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호적을 만들어 입적시켰다. 그 후 64년 개척교회를 세워 목회를 시작하면서 현부인 민모씨와 다시 결혼, 본명으로 새 호적을 만들었다.
박목사는 경남의 모교회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김씨 모녀에게 1억5천만원의 돈을 주며 비밀을 유지했으나 이들이 90년 박목사에게 『같이 살자』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김씨모녀는 대성교회로 박목사를 찾아 갔다가 경비원에게 폭행을 당하자 감정이 악화, 딸 박씨가 친자확인소송을 내 자신을 「박윤식」호적에 입적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목사는 체면 손상을 우려, 법원의 소환에는 불응한 채 심복인 신귀환장로를 통해 소취하를 종용했고 김씨모녀는 1백억원을 요구했다. 그리고 지난 1월까지 1년여동안 신장로와 접촉하면서 요구금액을 50억원으로 낮추면서 거부하면 비밀을 종교잡지등에 폭로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피살된 탁씨가 오래전부터 박목사의 측근이었던 이모목사(85년사망)를 통해 박목사의 이중생활을 눈치채고 있었으며, 친자확인소송을 낸 것을 알고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탁씨주변수사에서 밝혀냈다. 탁씨가 이와 관련해 김씨모녀와 「접촉」하거나 박목사에게 폭로위협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박목사가 2월5일 대성교회 목사 장로등 교역자 전원을 소집, 전처와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힌 뒤 다음날 임씨에게 탁씨의 살해를 종교적 암시의 방법으로 지시하고 14일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2월18일 탁씨가 살해된 직후인 2월 22일 신귀환장로를 통해 딸에게 「입막음」을 위해 3천만원을 건네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같은 수사결론에 대해 『미국에 있는 박목사를 소환조사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결론이고, 임씨가 박목사의 지시여부를 부인하고 있어 재판에서 완전히 인정되지 못할 수도 있으나 범행동기를 둘러싼 의문은 해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범행교사동기가 새로이 드러남으로써 이 사건은 새로운 차원에서 조명되게 됐다. 당초 피살된 탁씨의 이력등과 관련해 「이단논쟁」이 부각됨으로써 관련자들의 「범죄성」이 흐려진 감이 있었으나 범행동기가 종교적 논쟁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남으로써 비로소 제대로 인식되게 된 셈이다.【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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