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불화 비쳐질까 경질요구 주춤 민자당이 김태수농림수산부차관의 지난 16일 돌출발언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차관의 발언 하루 뒤인 17일 최인기농림수산부장관이 당에 공식적으로 사과함으로써 일단 김차관 주장의 진위는 판가름난 셈이다. 김차관의 책임을 어떤 식으로 물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민자당은 그러나 문책의 수위를 놓고 다시 고민에 빠졌다.
사표를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사과수준에 만족할 것인가.
최장관이 공식사과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민자당은 김차관의 발언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우선 김차관의 발언대로라면 신재기의원, 즉 당이 외부의 로비를 받아서 무리하게 농안법을 개정했다는 의혹의 눈길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논란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이같은 의혹을 뒤집어써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민감한 사안을 정부부처 차관이 공개적으로 책임을 현역의원에게 전가하는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욱이 김차관의 주장은 즉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장관의 사과가 있기 전만 해도 민자당의 분위기는 험악했다. 문정수사무총장은「작태」라고 흥분했고 강삼재기조실장도『책임져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최장관이 사과를 하고 당측에 대한 혐의가 풀리면서 민자당은 사후조치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은 이영덕총리 취임이후 당정간의 화음이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다.
김차관 경질을 요구할 경우 당장 불화로 비쳐질 것이 뻔하다. 게다가 19일 열리는 국회농수산위에서는 야당이 김차관발언을 공격의 계기로 삼을 것이 예상되고있다. 정부가 여당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해서 민자당이 야당에 동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민자당당직자들은 한결같이 김차관 발언에 대해『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그러면서도 경질요구등 극한적인 조치에 대해선 주춤하고있다. 속만 끓이는 모습이다.【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