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내년부터 수입쿼타 배정/“농민 시름덜고 양국관계 개선” 대만과 단교로 중단됐던 한국산 사과와 배의 대만 수출길이 2년여만에 다시 열려 우루과이라운드로 시름에 젖어있는 농민들이 조금이나마 주름살을 펴게 됐다.
또 서울 인천등지의 화교및 대만에 연고를 둔 사업가와 1천여명의 유학생들은 단교후 껄끄러웠던 양국관계가 재개될 사과와 배의 수출을 계기로 새로운 「화해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것이라는 이른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대한무역진흥공사 대북무역관은 최근 『대만정부가 유럽등지에서만 들여오던 사과, 배등 과일에 대해 수입을 개방, 사과는 올해부터, 배는 내년부터 한국등 수입이 금지됐던 나라들에도 쿼타를 배정할 방침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대만에서「평과(핑구어)」「수리(슈에리)」라고 불리는 한국산 사과와 배는 한국과의 단교직전까지만 해도 현지의 열대성 과일을 포함한 사철 과일중 최고로 꼽히던 인기상품. 예산 능금과 성환 배등 상큼한 맛에 당분과 수분이 풍부한 한국산 과일은 단교전 우리과수 농가의 최대 수출시장이었던 대만에만 매년 2백40여억원의 수출액을 올렸다.
이같은 인기는 대만정부가 한때 한국을 찾는 대만인들이 개별적으로 많은 양의 과일을 사가지고 오자 이를 세관에서 1인 1상자로 규제할 정도였다.
화교들과 일부 대만관계자들은 한국과일의 대만 수출재개 소식을 단지 과일무역의 차원을 넘어 단교 이후 양국이 민간차원으로의 첫 접근이라는 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성화교협회의 지건반 고문(68)은 『지난날 한국정부가 대만과의 단교과정에서 보인 절차상의 문제점등을 고려해보면 대만국적을 가진 화교로서 섭섭했던 것은 말로 다 표현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한국산 과일의 수출재개를 발판으로 양국관계 개선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북 정치대에 유학중인 김기영양(22·사학과 4년)은 『방학때마다 대만친구들에게 선물로 사다주던 사과와 배가 정식으로 대만에 다시 수출될 수 있어 기쁘다』며 『대만과의 단교로 인해 현지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이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껴왔다』며 수출재개를 반겼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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