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 곁들이며 허심탄회하게 현안 논의/“자주 만나자”… 국정스타일 변화 분석도 김영삼대통령이 17일 저녁 박희태 황윤기 이환의 박희부 박헌기 함석재 이강두의원등 민자당 초재선의원 7명을 청와대로 불러 저녁을 함께 하며 국정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눠 주목을 끌고 있다. 김대통령은 19일에도 김인영 이명박 김운환의원등 7명을 저녁자리에 초대하는등 20일까지 모두 20명의 의원과 만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당직자나 당무위원등을 부른 적은 있어도 초재선의원들을 부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재선의원들의 청와대행은 전적으로 김대통령의 지명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민자당에서는 『이제 김대통령이 정치권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김종필대표 주례보고를 비롯해 당직자들로부터 당의 현안 및 민심동향등을 보고받았으나 평의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만나 여과되지 않은 당내 의견과 민의를 파악해보겠다는 뜻이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김대통령의 이같은 민자당 평의원 초청모임은 최근 청와대 비서관들을 직접 면담, 보고를 받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하고 있어 김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떡만두국과 멸치안주에 포도주를 곁들인 17일의 모임은 하오6시30분부터 3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김대통령도 기분이 좋은듯 상당한 양의 포도주를 마셨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자리를 끝내면서 『이렇게 오래 자리를 갖기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고 이 참석자는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내정치문제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채 오는 6월1일부터 시작되는 러시아방문과 지난번의 중국방문, 북한실정등 주로 외교안보문제를 화제에 올렸다. 김대통령은 옐친대통령, 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관계등을 예로 들며 『그동안 여러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지만 국익차원에서 이번에 다시 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또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반도 안보와 국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이 참석자는 전했다. 국내현안에 관한 얘기로는 『지난번 가뭄이 계속될 때 몹시 걱정했는데 제 때에 비가 많이 와 해갈이 돼 다행스럽다』고 언급한 정도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참석자들로부터 『이런 자리를 자주 갖게 해달라』는 건의를 받고 『그렇게 하겠다』고 받아들였다고 참석자들은 말했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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