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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개혁의 필요성(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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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개혁의 필요성(사설)

입력
199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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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6―3―3―4학제는 불합리한 점이 많다. 시대조류에도 맞지 않는 측면이 없지도 않다. 우리 교육 반세기 동안에 입시제도를 비롯한 많은 교육제도와 교육내용들은 숱한 변화를 거듭해 왔건만 교육제도의 기본이라 할 현행의 단선학제만은 지난 50년 3월이래 44년동안 변모없이 계속 시행돼 왔다. 그동안 사회·경제적인 환경과 여건이 크게 변화했고 국민들의 교육의식도 많이 달라짐으로써 현행 학제가 이를 수용하기는 벅찬 면이 많다. 우선 현행 학제는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유도하여 고학력사회를 지향하는 특성이 있다. 과도한 입시경쟁의 부작용이 생기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각급학교 단계간의 접속에서 선별을 담당하는 입시제도는 엄청난 사회적 긴장과 갈등을 유발, 모든 교육문제가 대학입시제도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진학위주의 교육과정에서 탈락하는 비진학자는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소외될 수밖에 없다. 교육기회의 불균등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학제가 사회변동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전통적인 인문숭상의 가치관, 엘리트주의 교육관, 권위주의적인 교육행정등 과거의 규범적 문화요소가 새롭게 변모한 사회·경제환경에 맞지 않아 여러가지 규범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크게 변화한 산업구조에 부응할 직업교육을 충실히 할 수 없는 것도 현행 학제가 개혁되어야 할 이유중의 하나다.

 학제가 개혁되어야만 할 필요성은 이밖에도 많다. 개인의 능력차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 학교·학년제가 획일적으로 단선화된 점, 학제내에서 학생들의 횡적 이동이 허용되지 않는 점, 실업고학생들마저 상급학교진학생(인문계 고교)과 동일한 교육연한과 교육과정을 이수해야만 졸업케 한 단선의 경직성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교개위가 학제개혁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을 대단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교개위가 검토중이라는 5―5―2―4학제안은 연구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국민학교 6년, 중·고교 6년을 5년씩으로 단축하고 그렇게 해서 생기는 2년을 대학 예비교육과정으로 한다면 실업고의 교육연한도 줄고, 중학교에서 고교에 진학할 때 입시도 생략되는등 현행 학제 보다는 장점이 많을 것이 분명하다.  학제를 개혁한다면 현행 학기제도 개편, 학기시작을 3월이 아닌 8∼9월로 하고 각급학교의 방학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아울러 연구·검토해 현실과 시대조류에 맞는 개혁안을 제시했으면 한다. 아무리 중요한 학제와 학기제라 해도 변화하는 사회여건과 시대조류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우리 교육을 한 차원 높이는 길이라면 낡은 제도를 과감히 개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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