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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고용감축/신 기술인력 양성/유럽 「고용혁신」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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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고용감축/신 기술인력 양성/유럽 「고용혁신」태풍

입력
199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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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인구 10∼15%가 실업/노사쟁점도 임금보다 고용안정/사회보장제도 완벽 분규는 줄어 산업기반의 노후화로 국제경쟁력이 약화된 유럽국가에서는 최근들어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고용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전통산업의 쇠락 및 공장자동화등으로 인해 인력의 과잉고용현상이 심각해지고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유럽의 기업들은 과감한 고용감축을 단행하고 신기술인력을 집중 양성하고 있다. 그 결과 유럽에는 최근 5년간 전체인구의 10∼15%에 달하는 실업인구가 발생했다. 「경쟁력을 포기한 고용안정」과 「대량감원에 따른 근로자의 반발이 예상되는 구조조정」의 갈림길에서 후자를 택한 유럽의 기업들은 『경쟁력향상을 위한 산업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는 실업자를 급증시키지만 궁극적으로는 고용확대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의 기업들은 또 다양한 사회보장제도를 바탕으로 이직자에게 상당액의 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적극적인 전직알선, 근로시간감축을 통한 고용확대를 모색하며 노사갈등을 최소화하고 21세기산업이 요구하는 신기술인력양성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5년간 실업자가 전체인구의 10%에 가까운 3백50만명으로 늘어났다. 푸조와 시트로엔등 자동차의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프랑스 SMAE(PSA그룹계열)사는 최근 인력이 남아돌자 5천3백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1개월에 6∼8일씩 부분실업을 시켜 60%의 월급만 지급해왔다. 올해의 경우 조기퇴직 72명, 노동시간 삭감 56명, 전직 45명등 모두 2백여명을 감원했다. 반면 근로복지 확충을 위해 사원제안제도를 활성화하고 신기술교육투자를 대폭 늘렸다. 이 회사가 사원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은 매년 20만∼22만시간정도이며 총인건비의 4.5∼5.2%를 인력교육에 투자한다.

 세계3위 철강업체인 프랑스 유지노사실로(USINOR SACILOR)그룹계열인 솔락(SOLLAC)사는 총 1만81명의 종업원을 89년 6천86명, 90년 5천4백64명, 94년 4천5백58명으로 감원했다. 89년에서 94년사이 감원대상의 절반가량인 7백여명은 전업시켰고 50세이상은 조기퇴직시켰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우그룹등 신규진출기업에 일정액을 지원해주고 남는 인력을 대신 채용토록 하는 방식도 동원했다.

 영국의 경우는 93년 현재 총실업인구가 전체의 10.8%선인 2백90만명이며 스코틀랜드지역은 최고 20∼30%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은행업계에서는 최근들어 약 20%정도의 고용감축이 이루어졌다. 10년전 30만명을 고용했던 브리티시 텔레콤사는 지난 5년간 근로자수를 3분의1로 감원한 대신 기술개발투자를 늘려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에 매년 28억원의 교육비를 투자한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독일 바이엘사는 인건비의 40%감축을 목표로 3년전부터 감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93년에는 레버쿠젠지역 주변 5개사에서 총5만5천8백1명중 2만명을 감원한데 이어 올해까지 1만명을 추가 감원키로 했다. 이 회사는 65세이전에 조기퇴직하면 임금수준의 50%를 회사가, 40%를 정부에서 지원토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 전체인력의 3.5%를 임시근로자로 고용하고 40%를 대상으로 원하는 시간에 근무토록 해 고용조정효과를 냈다. 폴크스바겐사 역시 주당 근로시간을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낮춰 근로자 3만명을 구제했다.

 독일의 금속가공업체인 만스테트사는 사무직 2백60명, 생산직 1천4백60명을 지난해에 각각 2백8명, 1천80명으로 줄인데 이어 95년까지 1백명을 추가 감원키로 했다. 지난 2년간 경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92년가을부터 리엔지니어링에 들어간 이 회사는 조기퇴직시 정부와 함께 실업수당을 공동보조해 주고 있다. 독일 금속경영자협회는 『노사주요쟁점이 임금안정에서 고용, 근로시간감축등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사공감대가 퍼져 있는데다 실업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뒷받침돼있어 노사분규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파리=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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