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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핵난관… 「3단계」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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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핵난관… 「3단계」에 기대

입력
1994.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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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실무대표 성의대처 태도변화 새기류/“결국 출구없는 미로” 장밋빛전망 경계론도 뉴욕에서 거듭되는 북미접촉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북핵문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여전히 교차하고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낙관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빌 클린턴 미행정부가 추진해온 대화에 의한 북핵문제해결에 가속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지난 3월 중단된 핵사찰을 곧 재개할 예정인데다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의 일정을 짜기 위한 양국 실무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양측은 이번 주에만 두 차례나 접촉을 가졌다. 이들의 만남에서도 서로 성의를 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회담장에서 벗어나기가 무섭게 「외교적 성과」를 선전하던 북한측의 태도도 찾아볼 수가 없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 고위외교관은 북미접촉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사람들은 우리가 툭하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무시하는데 우리도 이제부터는 그네들(미국측)과의 약속대로 회담결과를 곧바로 알려줄 수 없다』며 미국측과의 신의를 앞세웠다.  

 미국정부 관리들의 태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감지된다. 북측의 접촉요구에도 지나치게 뜸을 들이지 않고 응한다.

 지난 12일의 접촉이 한가지 예다. 미국무부 관계자들은 이날 하오 북한측이 뉴욕에서 예정에 없던 접촉요청을 해왔음에도 이를 기꺼이 받아들여 회담장으로 달려갔다. 뒤늦게 시작된 회담 때문에 케네스 퀴노네스 북한담당관과 게리 세이무어 핵확산방지국 부국장등 일행은 밤10시반이 넘어서야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이전에는 없던 일이었다고 미외교관측통들은 전했다. 

 소위 인내외교를 막후에서 조정해온 고위관리들도 북핵해결에 서광이 비치자 면전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좀처럼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앤터니 레이크 대통령안보보좌관, 그가 12일 아침 NBC TV의 뉴스쇼 「투데이」에 출연해 북핵문제해결에 상당한 성과가 있음을 공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클린턴행정부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오락가락한다는 일부 언론의 비난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그는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건 그건 중요치 않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인내외교에서 나온 성과를 은연중 과시하는 발언이다.

 그러나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미관리들의 시각이 장밋빛 일색만은 아니다.

이 문제에 관해 비교적 낙관론을 전개해온 한 국무부관리는 『우리는 아직도 「클리프 행어(절벽타기)」를 보는 기분이다』고 고백한다. 로버트 갈루치 북핵담당 전담대사도 지난주 『대화에 의한 북핵해결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행정부의 다른 관리들은 『북핵문제는 마치 버지니아주의 간선도로같아서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입구는 있으되 종종 출구가 없는 버지니아주의 소로에 북핵문제의 진전과정을 빗댄 표현이다. 

 조심스런 낙관론자들의 반대편에는 북핵문제가 끝내는 파국을 불러오고 말 것이라는 극단적인 비관론자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대개가 대북 강경론자들로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완성단계에 있다고 확신한다. 북핵문제는 결국 수주일 내에 강경 대치국면으로 되돌아설 것이라고 이들은 믿고 있다.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도 최근 북한핵문제가 앞으로 몇주 내에 협상이냐 제재냐의 중대 전기를 맞게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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