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협상력 겸비… 미 주축 30만 통솔 세계의 화약고인 보스니아주둔 유엔평화유지군(PKF) 사령관 마이클 로즈중장(54).
미군이 주축을 이룬 30만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을 총지휘하고 있는 그는 놀랍게도 영국군인이다. 콧대높은 미국이 외국인에게 지휘권을 넘긴다는 것은 보통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로 사령관에 기용돼 지난 3개월여 동안 다국적군을 잘 통솔해 왔다. 그에게 중책이 맡겨진 지난 1월말은 보스니아내전과 관련, 클린턴 미대통령을 비난하는 집중포화가 막 쏟아지던 시점이었다.
로즈중장의 화려한 경력은 미국이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용맹성과 순발력, 외교관을 뺨칠 정도의 협상력을 겸비한 그는 화·전양면작전을 적절히 구사해야 하는 보스니아내전에 안성맞춤으로 평가됐다.
그는 영국 최정예 특공대인 공군특수부대(SAS)에서 잔뼈가 굵어 82년 포클랜드전쟁에서 최대의 특공작전을 성공시키는등 각종 전투에서 혁혁한 전과를 세웠다. 테러진압에도 탁월한 기량을 보여 런던주재 이란대사관에서 발생한 인질테러사건을 전광석화같이 분쇄, 당시 대처총리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다.
포탄이 떨어지는 사라예보 시가지를 방탄복만 걸친채 활보하는 그는 자신이 보스니아주둔 유엔군의 마지막 사령관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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