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증가율 줄어도 이익 늘어/이자가 59원… “배꼽이 더큰셈”/부가가치증가율 크게상승·부채비율 낮아져 한국은행은 13일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의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이익은 임금상승률 둔화와 시중금리 하락, 수입원자재가격 하락등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은이 3천1백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93년 기업경영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은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이자로 59원을 내고 이익은 17원을 남겼다. 전년도에 비해 1천원 매출당 이자지급은 4원이 줄고 이익은 2원이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노사관계가 안정되고 시중금리와 원자재가격이 떨어지는등 외부적 환경이 좋았던데다 기업들도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을 했기 때문에 매출이 줄었는데도 경영성과는 전년보다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과 대만(92년 기준)의 제조업체들은 1천원어치를 팔아 각각 26원과 34원을 남겨 여전히 수익성이 국내기업들을 능가했다. 일본과 대만의 기업들은 이자로 각각 20원과 23원밖에 지불하지 않은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이 일본이나 대만 기업들보다 3배 가까이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업들의 전반적인 수익호조에도 불구하고 경공업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1천원어치 매출에 5원의 이익 밖에 못내 전년도 10원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제조업은 경공업이 부진했으나 중화학공업부문이 호조를 보여 매출액증가율이 전년의 10.1%와 비슷한 9.9%를 기록했다. 또 매출에서 경상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리 하락으로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12.3%에서 11.2%, 차입금 의존도가 47.2%에서 46.8%로 하락하는등 금융비용부담이 완화(6.3%에서 5.9%)됨에 따라 전년의 1.5%에서 1.7%로 높아졌다.
제조업의 설비투자동향을 나타내는 유형고정자산증가율은 자동차 조선업등의 업종에서 실시한 자산재평가등에 따라 전년의 10.9%에서 13.2%로 상승했다.
제조업체의 1인당 매출액증가율은 경공업부문에서 취업자수가 감소함에 따라 전년도 13.2%에서 13.5%로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도 11.5%에서 14.9%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말 현재 제조업의 재무구조는 수익성이 좋아진데다 주식발행이 늘어남에 따라 자기자본비율과 유동비율이 상승하는등 전반적으로 개선된 상태를 보였다. 부채비율은 설비투자의 지연으로 외부자금을 덜 써 3백19.7%에서 2백94.9%로 낮아졌다.
그러나 국내 제조업의 자기자본비율은 25.3%로 일본과 대만(92년 기준)의 31.6%와 51.8%에 비해 아직까지 현저하게 낮으며 단기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94.1%로 일본의 1백30.9%, 대만의 1백19.7%에 비해 낮아 재무구조가 여전히 취약한것으로 나타났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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