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로 끝난 「제6회 중기주간」에 전국에선 중소기업들을 위한 무수한 행사가 이어졌다. 정부는 물론 상공회의소 기협중앙회 중소기업진흥공단등 관련단체들은 연일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명회 세미나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재벌그룹들도 협력업체들을 불러모아 자신들의 사업성공 전략을 토대로 한 「생존의 비법」을 충고해 주었다. 그러나 요즘 중소기업인들의 어깨는 무척이나 처져 있다. 서울서 소규모부품업체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인은 중기주간행사에 대해 『어린이날 하루 여기저기서 보내온 잡동사니 같은 선물꾸러미를 받는 고아원어린이의 심정』이라고 씁쓸히 웃었다.
UR타결이후 정부가 국제화 개방화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그나마 중소기업을 둘러싸고 있던 「울타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의무대출해 주던 돈도 크게 줄었고 대기업들의 독식에 방패막이역할을 해왔던 고유업종제도도 없어지게 됐다. 『중소기업 육성만이 건강한 국민경제를 만든다』고 외치며 재벌들의 불공정거래에 쐐기를 박고 중소기업에 대해 막대한 금융 세제 기술지원을 해주던것과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소기업들도 무작정 정부의 보호 지원에 의존할 수는 없다. 언젠가는 홀로서기를 해야 하고 중소기업의 체질강화를 위해선 언젠가는 없어져야 할 「시혜성 보호막」들이다. 그러나 그냥 보호 지원을 없애기만 하면 저절로 경쟁력이 생겨나는것은 아니다. 보호 지원이 아닌, 개방 자율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이 나와야 한다. 나몰라라하고 내버려두는것이 「정책」이 될 수는 없다. 유독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만 『자생력이 있으면 살아날것』이라며 정부가 팔짱을 낀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재벌에 대한 태도가 전같지 않게 달라진것도 어쩐지 개운치 못한 부분이다.
1·4분기 경제성장률이 9%에 달할 만큼 현재 경기는 호황국면이고 각종 지표상에는 중소기업도 살아나는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무너지는 중소기업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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