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등 “군정타도” 적극에 환국 꿈 지난 91년 집권 7개월만에 군부 쿠데타로 쫓겨나 2년반이상이나 미국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아이티 대통령(41)은 요즘 고국에 돌아갈 꿈에 부풀어 있다.
유엔은 최근 아이티 군부의 퇴진을 위해 오는 21일부터 아이티에 전면 금수조치를 결의했고 미국도 군사력을 동원,군부정권을 몰아낼 적극적 행동을 보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아이티 군부는 들은 척도 않고 오히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11일 에밀 조나셍 대법원장(81)을 허수아비 대통령으로 취임시켰다. 그러나 아이티 군사정권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가중으로 현체제는 「시한부 생명」을 연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구 6백만명의 가난한 나라, 석유같이 눈독들일 만한 자원이나 전략적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 이 보잘 것 없는 나라의 전임대통령 아리스티드의 복귀에 국제적 지원이 뒤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리스티드의 위상이 미국의 자존심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 91년 부시대통령 시절 미국을 방문,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사이 아이티 군부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 당시 아이티 군부의 이같은 행동은 미국의 자존심에 먹칠을 한 셈이다.
그는 워싱턴의 침실 하나 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아이티 민주화를 위해 외롭게 투쟁해 왔다. 해방신학자이자 가톨릭 신부였던 그의 고독한 망명생활이 끝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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