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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호아로 미군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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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호아로 미군수용소

입력
199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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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힐튼호텔」악명… 월남전 “고통” 상징/철거후 특급호텔·비즈니스센터 세우기로 「하노이힐튼호텔」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월남전 때 미군포로수용소 호아로 교도소가 곧 철거되고 그 자리에 22층짜리 특급호텔과 14층짜리 비즈니스센터가 건설된다.

 하노이힐튼은 당시 월맹지역 폭격에 나섰다가 비행기가 격추되는 바람에 포로가 돼 이곳에 수감된 미군조종사들이 붙인 이름이다.

 이들 사이에서 하노이힐튼은 곧 지옥을 의미하는 말로 전쟁기간 내내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베트남전쟁의 수렁에 빠지게 된 미국정부의 입장에서도 하노이힐튼은 곤혹스러운 단어였다.

 64년 통킹만에 출동한 미항공모함들에서 발진한 함재기중 2대가 격추돼 이중 조종사 한 명이 수감된 이후 주로 조종사들인 미군포로들이 최고 2백∼3백명까지 수용됐는데 이들은 극심한 기아와 고통에 시달렸다.

 특히 월맹정부는 미국내에 반전여론을 조성하기위해 이들을 시가지로 끌고 다니면서 반전·반미구호를 외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하노이중심가인 호안키엠구역 호아로거리에 있는 4천1백여평의 이 교도소에는 높이 4.2∼5.2의 연노랑색담장위에 철조망이 둘러쳐있고 군데군데 경비초소가 설치돼 있다.

 개방이후 이곳에는 교도소의 담장을 둘러보면서 옛날을 회상하는 당시 미국포로나 그들의 가족 및 일반 미국관광객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가마솥이라는 뜻의 호아로교도소는 원래 프랑스식민시대인 1912년 프랑스인에 의해 지어져 독립운동을 하던 츠엉친, 천당닝, 호아반투등 베트남의 쟁쟁한 민족주의자들이 수감돼 박해를 받았었다.

 프랑스식민지 시절 이 교도소는 심문지역과 감방지역으로 나누어져 심문지역에서는 많은 항불투쟁가들이 이슬로 사라졌다.

 베트남정부는 최근 호아로교도소부지를 싱가포르의 버론엔지니어링과 하노이건설공사가 합자한 회사에 매각하고 수감돼있던 죄수들을 모두 다른 교도소로 이감했다.

 하노이타워센터로 명명될 이 2개의 건물은 총 3천3백만달러가 투자돼 97년 중반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호아로교도소의 정문건물이 있는 7백여평은 현재대로 보존돼 길로틴등 프랑스식민지 시절의 고문도구들이 전시된다.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베트남전쟁의 한 상징물이었던 하노이힐튼이 역사의 뒷무대로 사라지고 있다.【하노이=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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