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부도율 일본의 4배수준/신용대출·거래도 큰진전없어/“금융개혁조치 지속… 고객서비스 차별화를”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신용사회화의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신용사회 정착방안」이라는 자료에서 한 나라의 신용사회화 정도는 자기신용에 의한 거래규모 및 대출조건의 차등화, 어음부도율등 신용위험도, 현금통화의 선호수준등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금선호도: 현금선호도는 현금통화를 경상국민소득(GNP)으로 나눈 값으로 신용사회가 정착된 나라일수록 이 비율이 낮다. 우리의 경우 93년 이 비율이 4.6%로 미국(5%), 일본(8.1%)보다 낮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이 발행한 자기앞수표가 현금과 똑같이 광범위하게 통용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현금선호도가 선진국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우리나라의 비율은 11.3%로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높다.
◆어음부도율: 어음부도율은 장기적으로 볼 때 그 사회의 신용위험수준을 반영한다. 우리의 경우 87∼93년중 어음부도율은 0.11%로 일본(87∼92년중 0.03%)의 4배 수준이다.
◆금융기관의 신용대출 비중: 은행의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신용대출의 비중이 80년대 전반에는 크게 상승했으나 86년 이후에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92년말 신용대출의 비중은 40%로 85년말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담보대출의 비중을 보면 92년말 50%로 일본의 38%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기업의 신용거래정도: 기업의 신용거래정도를 반영하는 매출액중에서 외상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율(제조업 기준)이 80년 13%에서 92년 19%로 높아졌지만 미국 50%, 일본 20%에 비해 낮다.
또 무보증회사채 발행의 경우 93년중 전체 회사채 발행의 26%를 차지했지만 일본의 72%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특히 우리의 경우 무보증이라 하더라도 대주주등의 연대보증에 의해 발행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그 비중은 더욱 떨어진다.
◆대출금리차등폭: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차등폭은 94년 4월말 현재 2.5∼3%포인트이나 우리나라에 비해 금리수준이 훨씬 낮은 일본은 93년 12월 9%포인트에 달했다. 그만큼 우리의 경우 신용도에 따른 고객 차별화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착방안: 금리자유화, 금융기관 경영자율화등의 금융개혁조치를 계속 추진해 신용대출을 제약해온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 고객의 신용도에 따른 대출금리의 차등화를 확대하는 한편 각종 금융서비스도 신용도에 따라 차별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국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 수집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악성 불량거래정보의 경우에는 일반상인들도 거래은행을 통해 조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등 신용정보의 이용폭도 넓혀야 한다. 또 신용불량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 은행연합회의 불량거래정보의 관리기간을 현재의 2∼3배 정도로 연장해 자기신용을 스스로 관리하도록해야 한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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