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재사찰이 전제돼야” 워싱턴에 전달/남북대화,특별히 연계 안해도 희망적 관측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북한간에 녕변지역 핵사찰과 관련된 공감대가 이뤄져 감에 따라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한 새로운 입장을 정리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선특사교환」이라는 카드를 포기, 스스로 협상당사자의 위치에서 한걸음 물러서 있었던게 사실이었다.그러나 북한핵문제가 진전을 보이고 북·미3단계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새로운 당사자의 입장을 정립해야 할 시점임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현재 IAEA와 미국, 북한의 3자사이에 형성된 합의는 ▲북한이 녕변의 5메가와트급 원자로의 연료봉교체를 일방적으로 하지 않으며 ▲오는 14일 IAEA의 사찰팀이 북한에 들어가서 재사찰을 실시하며 ▲이들 두가지가 전제될 경우 북·미3단계회담을 개최하고 ▲여기서는 북·IAEA간의 특별사찰문제와 북·미간의 관계개선문제등이 포괄적으로 협의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각종 관련대책회의에서 두가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논의했다. 첫째 북한의 핵연료봉교체 문제와 북·미3단계회담과의 연계여부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의 문제이며 둘째는 북·미3단계회담이 열릴 경우 남북대화부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우선 첫째 문제는 북한의 핵연료봉교체와 북·미3단계회담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데에 의견의 일치를 본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미간 뉴욕접촉에서 미국이 『핵연료봉교체에 성의를 보인다면 3단계회담을 열 수 있다』는 식의 제의를 북한에 한것으로 전해졌을 때 이에 대해 이의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북·미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은 지난 2월 사실상 한·미·북간에 합의된 IAEA에 의한 통상 및 임시사찰의 완료이며 결국 IAEA의 재사찰이 완전하게 이뤄져야 3단계회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핵연료봉 교체문제는 북한이 「당연한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기해 새로운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이며 이것이 북·미간의 협상안이 될 수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핵연료봉 교체가 재사찰에 버금가는 협상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연료봉의 시료채취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단순입회만을 허용할 뿐 시료채취는 물론 이를 위한 별도의 봉인보관까지도 불허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3단계회담과 남북대화의 문제는 비교적 신축적인 입장을 보이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3단게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의미있는 대화가 있어야 하지만 남북대화의 진전이 3단계회담의 명시적 전제조건으로는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도 이와 관련, 『한미간의 의견조율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를 전제조건으로 끼워넣어 회담의 진전을 막을 이유는 없다』면서 『그러나 북·미3단계회담이 가시적인 결과를 얻게 되려면 남북대화의 진전도 당연히 수반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북·미3단계회담의 주된 의제로 떠오르게 될 특별사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도 명백히 정리할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북한이 꺼내놓은 연료봉의 교체문제는 이 경우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핵연료에서의 플루토늄 추출을 가장 정확히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이 핵연료봉의 시료를 채취해 이를 분석하는 것으로 이는 사실상 IAEA사찰의 「전부」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IAEA와 북·미간에 일단 핵연료봉 교체문제를 뒤로 미뤄놓고 있는 상황은 문제의 본질을 3단계회담 개최이후로 이월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고 3단계회담이 개최될 경우 「핵연료봉의 시료채취 및 분석」은 필연적인 의제로 상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정병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