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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기업정책/국영업체 그룹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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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기업정책/국영업체 그룹화 추진

입력
199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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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이상 기업으로 구성/자본금 4천5백만불규모… 자본주의식 무장 베트남에 한국의 재벌을 모델로 한 기업집단이 출범한다.

 베트남정부는 지난 3월 키엣 총리가 직접 공포한 경제훈령 91호를 통해 국영기업의 경영 합리화 및 대외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오는 6월부터 국영기업을 통폐합, 「비즈니스 그룹」으로 적극 육성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정부는 종국적으로는 이들 비즈니스 그룹을 민영화함으로써 경영효율을 극대화한 자본주의식 기업집단(CONGLOMERATE)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재벌 모델로

 『사회주의식의 국영기업체제로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장경제 메커니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 영세한 자본 규모와 안일한 경영방식에서 탈피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비즈니스 그룹의 육성은 자본과 기술집약을 통해 베트남기업을 자본주의식으로 무장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집약된 것이다』고 베트남의 관계자는 밝혔다.

 베트남당국은 지난 4월1일부터 비즈니스 그룹으로의 변신을 희망하는 국영업체들의 신청접수에 나섰다.

 신청요건은 ▲주력기업이 될 대규모 국영기업의 주도하에 상호 산업연관성이 있는 최소 7개 이상의 기업으로 구성돼야 하며 ▲법정자본금이 5천억동(미화 4천5백만달러)이상이어야 하고 ▲그룹내에 각각 1개씩의 금융 및 관련 유통서비스 기업을 포함시킬 것 등이다.

 지난 4월말 현재 신청서를 낸 국영업체는 모두 6개. 교통·체신부 산하의 탄룡(탄롱)국영기업, 호치민 인민위원회산하의 사이공투어리스트사, 수산부 산하의 시프로덱스(SEAPRODEX), 보사부산하의 비나푸드(VINAFOOD)사등이다.

 이중 베트남 비즈니스 그룹 1호로 지명될 것이 확실시되는 탄룡사는 이미 금융회사 한 곳을 포함, 건설 투자자문회사등 10개의 산하 기업에 대한 규모를 확정하고 정부의 승인이 나면 주식매각을 통해 민영그룹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베트남 전역에 54개의 호텔과 대규모의 식당, 국영 관광회사를 운영하는 호치민 인민위원회도 주력기업인 사이공 투어리스트사를 중심으로 그룹을 만든뒤 이후 민영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베트남정부가 이같은 기업육성 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대기업을 모델로 삼았다는 점이다. 보 반 키엣 총리의 현경제고문인 웬 수안 원 박사는 『그간 베트남 정부가 한국 대만 싱가포르등 3국의 대기업들에 대해 연구한 결과 중소기업 중심의 대만보다는 대기업위주의 한국의 발전 모델을 많이 참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집보도 잇따라

 웬박사는 또 『작년 베트남을 방문한 이광요 싱가포르 전총리도 대기업 육성은 한국의 선례를 따르는게 좋을것이라고 키엣 총리에 조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때문인지 현지 언론도 한국의 대기업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올초 베트남 최대 경제주간 영자신문인 인베스트먼트 리뷰는 「94년을 향한 맹렬한 재벌의 기업활동(CHAEBOL ACTIVITIES IN TOP GEAR FOR 94)」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진출활동과 현대 삼성 포철등 주요 그룹을 크게 소개했다. 또 「해방 사이공(LIBERATION SAIGON)」등 현지신문과 라디오 방송에서도 특집시리즈를 통해 한국 대기업의 활약을 특집했다.

 한국의 기업정책을 모델로 대기업그룹을 육성하겠다는 베트남정부는 그러나 『부의 집중등 재벌의 문제점은 한국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호치민=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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