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한 전함에 장착사실 입증/「충무공 유물사업」최고의 성과현자총통 보존처리 과정에서 밝혀진 결과는 89년부터 본격화된 충무공 해저유물 발굴사업 가운데 최고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전남여천 앞바다 해저에서 인양된 임란관련 총포 무구류에서 처음으로 탄환과 심지, 화약등이 발견돼 이 해역에서 나온 15점의 총포들이 모두 임란 당시 해전에서 좌초한 전함에 장착됐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89년 창설된 「충무공해전유물 발굴단」은 당초 전남 여천시 신덕동 앞바다가 임란 당시의 해전기록이 없는 지역이어서 92·93년 탐사 때도 기초조사에 그쳤다.
학계는 이번 성과를 토대로 『이 해역이 노량 앞바다에서 남해로 퇴각하는 왜적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분석하고 신덕동 앞바다 해저에는 거북선을 비롯, 임란 관련 각종 유물이 수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해역으로 손꼽고 있다.
임란당시 해전에 투입된 전함에 장착됐다는 사실이 명백히 입증된 총포는 탄환이 발견된 별승자총통 1점 뿐이지만 함께 발견된 총포들도 같은 지역에서 발굴된 동반유물이어서 좌초한 전함에 장착됐다고 학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강칠 전 육사박물관장은 『보존처리 결과를 마치고 함께 공개된 지자총통은 총구가 크게 파열돼 당시 격전상황에서 발사중 부서진 것으로 보여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임란 관련 총포들은 연구결과를 통해 임란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을 뿐 임란 당시 전투에 쓰였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전남 여천시 앞바다 해저에서는 지난해 4월 「만력임진」이란 명문이 새겨진 별승자총통 등 임진왜란 때의 총포 3점이 처음으로 한 장소에서 발굴돼 관심을 모았던 해역이다.
특히 별승자총통에 새겨진 「만력임진」명문은 이 총통이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해인 1592년에 제작됐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것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발굴단장 황동환대령은 12일 『여천 앞바다와 전라 좌수영이 있던 여수 근해에 대해 집중탐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92년부터 노량, 한산도 등 충무공의 격전지 및 패전지 해역을 탐사해 온 발굴단은 지난해 4월과 올해 1월, 이 지역에서 잇달아 임란 때 쓰인 총포 6점이 발굴되자 지난 1월25일부터 여천 앞바다에 대한 집중 탐사를 벌여 지금까지 별승자총통 8점, 승자총통 1점 등 총포 9점을 추가 인양했다.【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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