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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하는 공동취미 생활/「어른 장난감」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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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하는 공동취미 생활/「어른 장난감」 아시나요

입력
199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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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조립·무선조종/탱크·비행기등 다양… 만원안팎이면 구입­모형조립/야외활동 만끽… 기계·전자지식에도 도움­무선조종 여가를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게 보내는 길은 없을까. 어릴 적 말고는 손으로 무엇을 만들어 본 기억이 없거나 못 하나도 제대로 칠 줄 모르는 사람들, 주말에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사람들은 모형조립이나 무선조종의 세계에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흔히들 모형제작이나 무선조종은 혼자만의 재미로 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가족들이 함께 취미생활을 즐기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각자 만든 모형품을 모아 실제와 같은 상황을 구성해 보거나 무선조종 모형품으로 경기를 즐기면서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길러 줄 수도 있다. 가족간의 화목을 다지는 계기도 된다. 그래서 부부끼리나 가족단위로 즐기는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

 관련업계에 의하면 모형조립을 즐기는 인구는 15만여명. 고등학생등 10대들이 가장 많고 성인층은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모형조립을 시작하려면 우선 집근처의 과학사를 중심으로 동호인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 이곳을 통하면 정보를 교환하거나 조립기술을 자문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걸리버모형회」 「장인들」 「모델 메이트」등 동호회를 만들어 좀 더 전문성을 갖추고 재미를 맛보려는 동호인들도 있다. 「취미가」(HOBBIST)라는 전문잡지도 나와 있어 도움이 된다.

 시판되는 모형조립품은 몇천원이면 살 수 있는 간단한 것에서부터 1백만원이 넘는 고가품까지 여러 가지이다. 처음 조립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1만원에서 2만∼3만원 정도의 제품이 다루기 적당하다. 제품종류는 탱크, 전차, 전투기등 군사용 모형이 대종을 이루고 있으며 자동차·비행기·범선등과 SF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로봇등이 있다.

 조립품은 플라모델, 디오라마등의 상호를 붙인 과학사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손쉽다. 얼마전까지도 국산은 외제에 비해 품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3∼4년전부터는 세계시장에서 뒤지지 않는 제품이 나오고 있다.

 조립에는 접착제나 칼 외에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지만 부품들을 매끄럽게 다듬어 빈틈없이 붙이려면 약간의 용구를 갖추는 것이 좋다. 부품을 자르거나 다듬을 때 쓰는 문구용 칼과 니퍼, 플라스틱 전용 접착제와 조립품의 표면을 매끈하게 해주는 샌드 페이퍼(눈이 고운 것을 구해야 한다), 부품을 조립할 때 아귀가 안 맞아 생기는 틈을 메우는 퍼티등이 필요하다. 모형에 색을 칠할 때는 에나멜이 있어야 한다. 

 모형제작보다 비용이 더 들기는 하지만 모형무선조종은 야외에서 활동하는 재미와 작품제작의 재미를 함께 맛볼 수 있다. 특히 모형무선조종은 해·공군참모총장배 대회등 기량을 겨루는 공식 대회가 열려 취미로 쌓은 조종기술을 겨뤄볼 수 있다. 모형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므로 엔진등을 만들면서 자연히 기계, 전자등에 관한 지식도 늘릴 수 있다.

 현재 무선조종을 즐기는 사람들은 주로 고교생 이상의 성인이 대부분이며 매년 1만명 정도씩 취미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흔히 RC(RADIO CONTROL:무선조종)모형이라고 불리는 이 모형들 역시 플라모델처럼 과학사를 통해 구입하면 된다. 무선모형은 플라모델과는 달리 모형의 종류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제일 간단한 자동차나 보트는 조종기를 포함해서 15만원선이면 살 수 있으나 비행기는 50만원대, 헬리콥터는 8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국내 유일의 전문지 「취미가」의 이대영편집장(39)은 『유럽·일본에는 모형제작이 교육적이고 건전한 취미라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며 『무엇을 만들어 보는 일을 아이들 장난정도로 여기는 생각이 바뀌어 우리나라에도 모형제작이 건전한 취미활동으로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범수기자】

◎유럽 600년 전통… 취미인구는 일 최다/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모형조립이 취미생활로 등장한 것은 60년대 전후이지만 모형조립의 본산인 유럽지역은 6백여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중학생만 돼도 모형조립품을 갖고 놀면 「한심하다」는 소리를 듣는데 비해 유럽사람들은 대부분 모형품을 만들며 자란 추억을 갖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유럽지역의 취미인구는 4백만∼5백만명 정도. 유럽인들은 14세기부터 납으로 사람 동물모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즐기는 모형조립품은 제품화한 플라스틱 소재에 한정돼 있지만 유럽인들은 납·목재·철제품등으로 실제 주거생활을 표현한 인형집(DOLL HOUSE)·범선·기관차등 다양한 모형품을 만들어 낸다. 재료는 가업으로 전승받은 소규모 회사들이 전문제작, 공급하고 있다. 값이 비싸지만 가족단위의 수공업으로 제작된 모형재료들은 고급스런 모형품을 제작하려는 취미가들의 애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플라스틱모형품 취미인구에서는 일본이 단연 선두다. 애호가들만 3백만∼4백만명에 이르며 모형전문지가 4가지나 나오고 있다. 타미야, 하세가와(장곡천)등 일본 대회사들의 세계 플라모델시장 점유율은 30%로 집계된다. 【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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