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아들과 함께 7천만원배상 판결 서울고법 민사20부(재판장 조윤부장판사)는 11일 결혼지참금을 적게 가져 왔다는 시어머니의 구박때문에 7개월만에 결혼생활이 깨진 조모씨(29·여)가 시어머니(63)와 남편 설모씨(37·회사원)를 상대로 낸 사실혼관계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시어머니와 남편은 공동으로 위자료 7천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씨가 5천만원의 결혼지참금을 가져 왔는데도 시어머니가 지참금이 적다고 학대, 결혼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한 점이 인정된다』며 『시어머니는 아들부부의 원만한 결혼생활을 위해 배려해야 함에도 심한 정신적 고통을 주었으므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남편에 대해 『시어머니를 부추기거나 방관하다가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등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위자료 지급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의하면 대학원생이었던 조씨는 92년 1월 전문중매인의 소개로 결혼경력이 있는 설씨를 만나 결혼하면서 남편과 시부모의 한복 양복 이불등 예단을 준비했고 시누이들 부부와 시댁 친인척의 예단 구입비 및 남편이 미국에서 사온 냉장고 텔레비전 세탁기등 혼수품 값으로 5천만원을 가져갔다. 그러나 신혼여행때부터 조씨와 시어머니의 불화가 시작됐다.
시어머니는 신혼여행지에서 전화를 한 조씨에게 『신혼여행후 신부집에서 차리는 「큰 상」을 왜 시누이 가게에서 맞추지 않았느냐. 돌아오거든 보자』고 야단 쳤고 이 때문에 조씨의 친정 어머니는 부랴부랴 시누이 가게에 1백30만원짜리 상을 주문했다. 또 아들이 회사일로 유럽출장을 가게 되자 개인경비 1천만원을 친정에서 얻어오라고 요구, 조씨가 난처해 하자 『돈이 없는 줄도 모르고 속아서 결혼시켰다. 지참금 5천만원도 돈이냐』며 며느리를 꿇어 앉게 하기도 했다.
조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같은해 12월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1억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 1심에서 5천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았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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