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문화연구회 발표논문/남편의존강해 직장생활등 무기력/아내자기실현욕구 강해 마찰유발 신세대부부는 「나약한 남편」 「자기주장이 강한 아내」로 특징지을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가족간의 갈등이 일어나기 쉽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결혼초에 이혼하는 부부가 갈수록 늘어 우리 사회 가족의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사회학회소속 「가족·문화연구회」가 오는 13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논문들에서 밝혀졌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박사는 지난해 고려병원 신경정신과를 찾은 외래 환자 8백81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정신과창구에 비친 가족위기」라는 논문에서 20∼30대 신세대부부의 정서적 결함이 가족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은 『신세대부부는 남성의 경우 나약하고 의존적인 성향이 강해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성은 자기실현의 욕구가 강해 남편과 자주 마찰을 빚는다』고 밝혔다. 이박사는 신세대남편의 정서적 결함으로 ▲정신적·신체적 나약함 ▲술·도박·이성에 대한 탐닉행동 ▲충동성 ▲정서불안정등을 들고 이는 고생을 모르고 성장했다가 사회에 진출, 갑자기 독립된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신세대아내는 자기실현 욕구가 강하고 자기주장이 너무 분명해 아직도 순종적·소극적인 전통적 여성상을 간직하고 있는 대부분의 남편들과 충돌을 자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박사는 『신세대부부들은 대체로 ▲참을성이 없어 갈등이 빚어지면 원만한 타협보다 가출·이혼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고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회피, 갈등의 정도가 심해진다』고 지적하고 『50∼60대 부모세대들이 자신들의 고생을 자녀들에게는 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삐뚤어진 보상심리로 가정교육을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 곽배희씨는 지난해 취급한 9천3백8건의 상담실례를 분석한 「법률상담창구를 통해본 가족」이란 논문에서 결혼한지 6년이내에 이혼하는 부부가 증가, 가족해체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논문에 의하면 93년의 이혼상담건은 전체의 50%를 기록, 92년의 47.7%보다 0.3% 증가했으며 이혼부부들의 결혼기간은 1년미만 6.1%, 1∼2년 10.2%, 3∼4년 11.0%, 5∼6년이 9.9%로 나타나 6년이내에 파경을 맞는 부부가 전체 이혼부부의 37%를 차지했다. 이혼사유는 남성이 ▲성격차이(23.4%) ▲아내의 부정행위(14.7%) ▲정신질환등의 질병(11.5%)등을, 여성은 ▲남편의 주벽·알코올중독(14.4%) ▲성격차이(13.5%) ▲무능력(12.8%) ▲외도(7.7%)등을 꼽았다.
곽씨는 『작금의 우리 사회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붕괴되어가는 과도기여서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관계에 대해 상반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부부가 많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부부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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