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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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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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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조계사경내의 총무원 5층건물은 바로 한달전 폭력사태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콘크리트 난간이 금간채로, 바스러졌거나 조각나 떨어져 나간 그대로 있다. 법난이라 했던 당시의 회오리속에 오르고 내리며 밀치고 끌어당겼던 승려들의 격렬했던 충돌현장과 어두운 상황을 말없이 설명해주고 있다. ◆사태후 침묵과 정적이 계속되어온 이 건물(총무원)이 지난주초부터 다시 활기를 되찾아간다. 새 종정이 추대되면서였다. 지난 4월26일, 취임1백24일만에 자리를 물러나야했던 비운의 종정 서암스님 다음으로 9대째가 된다. 「강한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권력과 불의에 타협할줄 모르는 이판과 사판을 겸한 수행선승」, 「총무원장등 종단의 주요직책을 두루 지낸 실무형종정」등이 새종정 월하스님을 대변하고 있는 종단내의 의견이다. ◆지난 한달여, 개혁불교를 주장하고 나선 주도승려들은 새 종정을 맞아 첫번째로 맞게 되는 오는18일의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치르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전의 「정치지향적」을 「중생지향적」으로 탈바꿈한다는게 주요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정교유착의 표본으로 지적되어온 나라와 민족을 위한 법회의 폐지, 교세과시의 수단이 되어온 대규모 봉축대법회의 축소, 노인등 소외계층중심의 행사, 정치인등 유명인사의 등위치구별화 폐지등이 그것들이다. ◆새 종정 월하스님은 평소에도 종정의 임무에 대해 『종단이 올바르게 운영되도록 질서와 방향을 잡아주는것』이라고 설파했다. 또 오늘의 불교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신도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데 있다』고도 했다. 이것이 평범한 진리이자 새 종단의 이정표라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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