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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흑인정권 출범/만델라,대통령취임 업무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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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흑인정권 출범/만델라,대통령취임 업무시작

입력
199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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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토리아 외신=종합】 넬슨 만델라남아공 대통령은 10일 프리토리아에 있는 정부종합청사인 유니언빌딩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집무에 들어갔다.  만델라대통령은 이날 낮12시17분(현지시간)프리토리아에서 내외 귀빈등 1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취임, 남아공 사상첫 흑인정권을 출범시켰다.

 만델라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지난 3백50년간의 흑백갈등의 구원을 청산하고 대화합을 향해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고 강조하고 『모든 정파가 「민주 남아공」건설에 동참해야 할것』이라고 호소했다.

◎거리메운 15만명 환호·합창/남아공 만델라 취임하던날/“평화·화해시대” 곳곳서 자축/힐러리·카스트로 등 축하사절 5천명 참석/취임식장 테러경비 삼엄… 연단엔 방탄유리

 ○…남아공 최초의 흑인정부 출범을 세계에 선포하는 만델라대통령의 취임식이 10일 낮12시17분(한국시간 하오7시17분)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의 정부청사인「유니언 빌딩」대강당에서 성대히 거행됐다.

 이날 취임식은 남아공의 흑백국민들을 비롯해 각국의 축하사절단등 15만명이 참석하고 TV등을 통해 전세계 10억인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약 1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만델라 대통령은 취임식후 수락연설을 통해 『마침내 자유가 지배하는 세상이 왔다』고 선언하고 『남아공은 다시 탄생했으며 이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빈곤 착취 고통 성차별등 지금까지의 모든 질곡에서 우리 스스로를 해방하기위해 노력하자』고 호소하고 『지금이야말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할때』라고 천명했다. 만델라가 수락연설을 하는 동안 수만명의 청중들은 『비바 만델라』를 연호하며 열광.

 만델라대통령이 취임사를 한 연단은 방탄유리로 된 보호벽이 설치됐으며 연단주변에서는 힐러리여사등 수백명의 참석인사들이 이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 보았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경찰과 ANC소속 군인들은 군용견을 동원해 폭탄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행사장 주변 곳곳을 점검하기도 했다.

 ○…만델라대통령은 취임선서후 국민대화합조치로 대사면조치를 취할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만델라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남아공의 새로운 탄생을 기념하기위해 취해질것이며 국민화합정부는 금명간 현재 복역중인 죄수들에 대해 광범위한 특사를 단행할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취임식장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흑인들과 실크옷을 걸친 인도인들, 그리고 차양이 큰 모자를 쓴 백인들이 각각 다채로운 색상을 연출하며 이 화강암건물의 내부를 가득 채워 새로운 인종화합의 남아공을 실감케했다.

 1시간이상 계속된 이날 취임식은 만델라대통령이 그의 딸 제나미 들라미니의 손을 잡고 연단을 내려오는 가운데 예포가 울려퍼지고 남아공의 새로운 국기를 단 비행편대가 푸른 하늘에 오색연기를 내뿜어 국기모양을 그리면서 막을 내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전세계 42개국의 국가수반과 5천여명의 귀빈들이 참석, 축하와 경의를 표했다.

 미국에서는 앨 고어부통령을 단장으로 하는 44명의 대규모 축하사절단이 참석했는데 특히 힐러리여사와 저명한 흑인지도자들이 방문해 자리를 빛냈다. 고어부통령은 이날 『만델라대통령의 취임은 이웃 아프리카국가등 세계 여러 나라들에 민주주의의 교훈을 전파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만델라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대규모 사절단을 거느리고 취임식에 참석했다. 카스트로의장은 『역사적인 일이다. 참석케 돼 매우 기쁘며 만델라대통령의 전도에 평화와 화합과 단결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에제르 와이즈만 이스라엘대통령, 영국 엘리자베스여왕의 남편 필립공,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을 비롯해 각국의 대통령·왕·왕자들이 대거 참석해 남아공의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봤다. 

 ○…이날 세계각국의 지도자들은 만델라대통령에게 취임축하전문을 보내고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이후 단절된 남아공과의 관계를 조속히 회복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집트는 넬슨 만델라의 대통령취임일인 10일을 기해 남아공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집트는 남아공의 민주주의 실험을 지지하고 인종차별 철폐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은 남아공이 대만과 국교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축하메시지를 보냈으며 이 전문에서 남아공과의 국교수립을 제의했다. 

 탄자니아정부는 자국 국민들에게 만델라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강당의 취임식과 때맞춰 프리토리아 시가지에선 합창단, 폴 사이먼등이 참가하는「THE MOTHER OF ALL PARTIES」라는 제목의 대규모 축하공연이 화려하게 열렸다.

 합창단의 감동에 찬 선율이 유니언 빌딩주위에 울려퍼지자 빌딩밖에 운집해 있던 15만 군중들은 아파르트헤이트와 투쟁할때 부르던 저항가인 「신이여 아프리카를 축복하소서」를 소리높이 불렀으며 일부 군중들은 연신 「비바」를 환호하며 승리의 V자를 흔들었다.

 축하행사는 프리토리아이외에도 더반등 전국 5개시에서 불꽃놀이와 레이저 빔쇼가 펼쳐져 장관을 이루었다. 해변도시인 더반에서는 레이저 빔이 시가지를 가로 지르는 동안 비치프런트호텔 벽에 평화를 상징하는 메시지가 레이저 빔으로 화려하게 수놓아져 군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전국 주요 5개시의 거리에는 남아공의 새국기와 만국기가 내걸렸으며 취임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프리토리아시내의 샴페인이 동이나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프리토리아아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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