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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내전 장기화조짐/남·북군,서로 우세주장… 혼미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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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내전 장기화조짐/남·북군,서로 우세주장… 혼미상태

입력
199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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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AP 로이터=연합】 전면내전 6일째에 접어든 남북예멘은 9일 북예멘군이 남예멘의 수도 아덴에 육박, 이날중으로 함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남예멘측은 아덴외곽전투에서 남예멘군이 승리했다고 밝히는등 각기 전황이 엇갈리는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북예멘은 이날 북예멘군이 남예멘의 수도 아덴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날중 이 도시를 함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남예멘측은 총동원령이 내려진 아덴 외곽에 도달했다는 북예멘측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아덴돌파를 시도하던 북예멘 여단병력이 철저히 괴멸됐다고 주장했다. 

 지부티에서 수신된 남예멘관영 아덴라디오방송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채 3개 방면에서 아덴을 향해 진격하던 북예멘 알리카여단이 괴멸됐다고 보도했다. 아덴방송은 또 북예멘병사중 상당수가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북예멘 라우다르 공군기지사령관인 네지 알리 오베이드대령은 북예멘군이 아덴 서쪽 약16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밝혔으며, 제이드 하산 라바트대령은 『우리는 신의 도움을 얻을 경우 빠르면 오늘중으로 아덴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라바트대령은 또 북예멘군이 라우다르 동쪽 75지점의 알마흐파드 지역에서 3일동안 남예멘여단과 전투를 벌인 끝에 승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남예멘관영 아덴 라디오방송은 익명의 한 국방부대변인 말을 인용, 아덴북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알아나드 공군기지가 함락됐다는 외국언론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로버트 펠레드로 미국무부중동담당차관보는 이날 『북예멘군이 총공세초반에는 승리를 거두었으나 점차 남예멘측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고 말했다.

◎예멘내전 6일째 전황·전망/남예맨수도 「아덴」 북방서 사활건 교전/북군이 다소 유리한듯… 남군 공군력우세 “변수”

 남북예멘군이 남예멘수도 아덴시 북방에서 사활을 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내전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전 엿새째인 9일 현재 양측의 전과주장이 엇갈리고 있으나 객관적 전황은 북예멘측에 유리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예멘군은 지난 8일 아덴 북방 50 지점인 남예멘 공군의 거점 알 아나드 공항을 함락시킨 후 여세를 몰아 아덴 함락을 위한 총공세를 펴고 있다.

 군사소식통들은 알 아나드 공항의 전투결과가 내전전체의 승패를 가른다고 보고 일단 이 지역을 장악한 북예멘군이 승세를 장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남예멘군은 북예멘군이 한때 장악한 인근 아비안주의 주도 진지바르를 재탈환하고 라우다르지역에서도 북군을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무부도 『북예멘군이 24시간동안 진격하지 못했다』며 남군이 건재함을 인정했다. 특히 공군력만큼은 남군측이 훨씬 우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수파인 알리 압둘라 살레대통령이 이끄는 북예멘 정규군의 총병력은  3만6천5백명. 육군이 3만5천명, 해군 5백명, 공군 1천명이다. 이밖에 준군사부대인 국가보안부 병력이 5천명이며 각 부족집단에서 차출한 부족병도 2만명에 달한다. 

 북예멘 육군은 9개 보병부대와 6개 기갑부대로 이뤄져 있는데 이중 아덴 진격의 최전방에 선 부대는 아말리가 연대인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주의자 알리 살렘 알 바이드부통령의 남예멘군 병력은 약 2만7천5백명 정도이다. 육군 2만4천명에 해군 1천명, 공군 2천5백명으로 편성돼 있다. 외곽조직으로는 약3만명의 보안군과 1만5천명의 시민군이 있다.

 러시아군 조직을 본뜬 남예멘군은 3개의 기갑여단과 10개 보병여단, 1개 포병여단 및 10개 포병대대로 구성돼 있다.

 특히 남예멘군에는 스커드 B형과 프로그 미사일을 갖춘 2개의 미사일부대가 있는데 이들은 8일 북예멘 수도 사나에 스커드 미사일 다섯발 이상을 발사하기도 했다.

 남예멘군은 통일후에도 사나 통일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구소련제 스커드 미사일과 전투기를 계속 구입, 꾸준히 공군력을 강화해 왔다. 북예멘측에 「밥줄」이 끊길 것을 우려한 남예멘 장성들의 입김 때문이었다.

 통일직후 남북예멘군이 각기 지출한 국방비총액은 연간 10억6천만달러(91년기준). 이는 중동 약소국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국방비지출로 남북예멘의 군부지도층이 서로 군비확장경쟁을 벌여왔음을 말해준다.

 한편 중동지역 안보전문가들은 이번 예멘내전으로 중동지역이 다시한번 세계의 화약고로 부각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남북 양측이 이번 내전을 계기로 어떤 식으로든지 「완전한 통일」을 이루려 할것이기 때문이다. 즉 어차피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던 「합의통일」을 확실한 「무력통일」로 바꿔 이뤄보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일부에선 레바논의 경우처럼 예멘내전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란과 리비아가 남예멘의 사회주의 정부를 측면지원해 온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북예멘정부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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