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회의 설왕설래… 「합장」놓고 고심도 청와대는 불교계가 해마다 석탄일을 앞두고 갖는「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원법회」에 김영삼대통령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참석할것인지를 놓고 얼마전까지만해도 약간의 고심을 했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불교계가 최근 자체사정으로 올해는 기원법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불교계는 그동안 기원법회를 주관해온 전국불교신도회의 조기현회장이 상무대 비리혐의로 구속돼 재판계류중인 상태다.
다른 불교계 인사들이 나서도 열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조계종 폭력사태의 여파 때문인듯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올해 기원법회를 열지 않기로 한 불교계의 결정이 있기 전 김대통령의 법회 참석여부를 놓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설왕설래까지 벌인 것은 물론 조계종 사태후 여권과 불교계 사이에 조성된 미묘한 분위기때문이었다.
불교계는 조계종사태당시 공권력개입을 항의하며 지난 4일부터 전국24개 조계종 본사에 김대통령의 사과와 최형우내무부장관의 문책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청와대 수석회의에서는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후 불국사방문때 김대통령내외가 호소카와(세천) 당시 일본총리내외와는 달리 합장을 하지 않은 것처럼 올해 법회에서도 합장을 하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은만도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법회참석 때는 괜찮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열리면 참석해야지 불참하면 더 이상하게 된다며 적극 참석검토가 더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지난 3일 열린 기독교계의 제26회 국가조찬기도회를 앞두고 이 기도회 참석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불교계와의 관계등을 고려,참석―불참―참석을 오락가락하다 결국 참석으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일들에서 보듯 청와대는 불교계와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분위기개선을 위해 꽤 신경을 쓰고 있는 눈치이다. 석탄일을 앞두고 오는 14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리는 봉축법회후 조계사까지 연등행렬행사 때「아무 일」이 없으면 호전의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게 청와대의 바람인 것같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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