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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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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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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에는 매질도 형벌의 하나였다. 대명률에 따른 5형중 1,2번째가 바로 태형과 장형이다. 경범자에 대한 작은 매질이 태형이었던데 비해, 치도곤에서 소곤에 이르는 각각 다른 치수의 큰매질이 바로 무서운 장형이었던 것이다. 이런 매질형벌이 이제 우리나라에선 없어졌지만 다른 일부 유교문화권에 아직 남아있는게 새삼 관심을 끈다. ◆최근 미국과 싱가포르간에 일어난 외교적 마찰이 바로 이같은 태형에 관한 논쟁이었다. 치안을 어지럽힌 한 미국청년에게 싱가포르사법당국이 6대의 태형집행을 병과, 그중 4대를 집행한게 말썽이 되었다. 미국측은 태형선고가 「야만적」이라고 반발, 집행정지를 요구했으나 싱가포르당국은 전통적 형벌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며 끝내 집행을 강행했던 것이다. ◆화교출신이 주종을 이루는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엄격한 규율의 유교문화권임은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엄정한 규율과 통제속의 번영을 이끌어온 싱가포르전총리 이광요가 범죄다발의 미국사회에 대해 공개적으로 안정된 삶과 타인의 생명·재산에 대한 존중및 가치관 회복 풍토유지를 위한 강력한 대처를 충고한게 눈길을 끈바 있었다. 그는 국가의 임무란 개인적으로는 결코 할수가 없는 그런 일이어야 함을 강조했던 것이다. ◆이번 태형논쟁에서 우리가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건 투철한 전통적 가치관과 국가적 임무에 대한 확신의 중요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매사에 유달리 「이랬다」 「저랬다」 흔들림이 많은 요즘이어서 그런지 한 작은 나라의 그런 고집과 확신이 한결 돋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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