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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레 과외 부추긴 입시제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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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레 과외 부추긴 입시제도(사설)

입력
1994.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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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행2년째를 맞는 새대학입시제도가 아직도 당사자인 고3학생들로부터 심한 불신을 받고있다는것은 결코 보통문제라 할 수 없다.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유도, 극성과외를 해소시킨다는 목적으로 수학능력시험제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고3학생들의 89%이상이 본고사를 대비키 위해 과외를 필요로 한다니 더욱 그렇다. 한 대입수험정보지가 고3학생 1천4백86명과 지도교사 4백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별 본고사에 대비키 위해서는 과외가 꼭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이 48.8%, 부분적으로 필요하다고 한 학생이 40.8%로, 조사대상학생의 절대다수인 89.6%가 과외를 필요로 하며 그래서 51.8%의 고3학생들이 평균 월20만원 이상의 고액과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외를 하는 학생은 그보다 훨씬 많고,진짜 고액 과외는 과목당 기백만원씩 하는것도 비밀아닌 비밀인게 현실이다.

 과외를 없애기 위해 개선한 새대학입시가 교육정책당국의 의도와는 반대로 과외를 부추긴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이처럼 아이로니컬한 현상은 왜 생겨났을까. 그 책임을 따지자면 교육당국과 일선고교 그리고 본고사출제를 하는 소위 명문대학들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새대학입시제도를 개선한 교육당국은 개선자체에만 역점을 뒀을뿐 그 제도가 적용될 교육현장의 실상을 외면해 수험생들을 불안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일선학교가 대학의 수험과목 선정과 출제방향에 너무 당황해 제대로 수험지도를 하지 못하는것도 「과외의존」의 빌미를 준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책임의 큰몫은 본고사를 치는 대학들의 독선과 편의주의가 져야한다고 본다.

 본고사를 부활하라 했더니 국어·영어·수학등 도구 과목위주로 시험과목을 정하고 출제도 실제 고교에서 가르치는 수준을 훨씬 넘는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를 냄으로써 수험생들에게 과외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한것이다. 지난번 입시때 소위 일류대학들이 출제한 논술문제들은 출제교수가 쓰기에도 벅찬 문제들이었던것이 그것을 입증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또 다른 문제점은 고3학생들이 내신성적의 공정성에 심한 의문을 제기하고있다는 사실이다. 내신성적 산정이 불공정하거나 공정한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79.8%나 된다면 내신제 또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는데 우리는 동감하지 않을수 없다.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새 대입제도를 폐지하거나 전면적으로 뜯어고쳐 해결할 일도 못된다. 교육부와 교개위가 이제부터라도 차분히 문제가 되는 대목들을 면밀히 연구해서 점진적으로 개혁할 수밖에 없을것이다. 입시제도의 성급한 개혁은 또다른 부작용과 역기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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