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에 극비설치… 수리중 발견 “화제”/집무실벽에 통풍장치 위장 구멍뚫어 도청 소련의 독재자 요시프 스탈린을 감시하기 위해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전신인 내무인민위원회 비밀경찰(NKVD)이 만들어놓은 비밀터널이 크렘린궁에서 발견돼 화제가 되고있다.
크렘린궁관리들에 의하면 스탈린의 사무실과 아파트가 있던 크렘린궁내 원로원건물(구소련연방내각관)을 최근 수리하던 중 공사인부들이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크기의 감시용 터널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40∼50㎝높이의 이 터널들은 방의 벽에 난방과 통풍장치로 위장한 구멍을 통해 도청과 감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소련의 전직KGB간부들은 이 터널들이 NKVD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20년대말께 스탈린을 감시하기 위해 사용됐음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전KGB연구센터 부소장인 표토르니쿨린은 『이 터널은 20년대말 약 2∼3년동안 사용됐을 것』이라며 『스탈린이 권력을 완전 장악한 30년대 이후에는 어느 누구도 그를 감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레닌사망이후인 1929년 권좌에 오른 스탈린은 레닌이 거처했던 방 아래층에 아파트를 마련해 사망할 때까지 지냈으며 그후 이 방은 흐루시초프등 역대공산당서기장들의 집무실로 사용됐었다.
18세기에 지어진 이 원로원건물은 1918년 3월 레닌이 거주하면서 소련연방내각관으로 바뀌었는데 최근 옐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96년까지 대통령관저로 개조키 위해 대대적인 수리작업을 하고 있다.
볼코고노프보좌관은 『소련의 모든 지도자들은 90년까지 특수요원들에 의해 도청된 바 있다』며 『이는 결코 비밀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아무튼 이번 터널의 발견으로 크렘린궁이 아직도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곳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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