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 의해 예정된 날짜에 조인이 되지 못할 것처럼 보였던 역사적인 가자지구등 팔레스타인 자치협정은 중요한 돌파구를 넘어서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 평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다. 야세르 아라파트PLO의장은 그가 서명하기로 된 지도의 최종안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을 듣지 못해 엄숙한 분위기의 조인식장에서 뛰쳐나가려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다행히 명확한 설명이 뒤따르자 서명식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부분적으로 27년간 점령했던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지역에 제한된 팔레스타인 자치의 길이 열렸다. 이들 지역에서의 팔레스타인 자치는 전이스라엘외무장관 아바 에반이 강력하게 주장했듯이 팔레스타인인만의 해방이 아니라 이스라엘인도 함께 해방된 첫 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다. 자치가 이뤄지기까지는 앞으로 많은 장애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는 팔레스타인측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라파트가 자치권 이양을 2∼3주 연기해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팔레스타인인들이 오랫동안 기다리고 몇달동안 기대에 부풀었던 공공복지 건강 교육등 일상적인 중요 자치행정을 수행할 관리의 임명을 늦추고 있다. 자치권을 인수할 관리임명을 더 늦추게 되면 팔레스타인인들도 입을 다물고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제한된 자치협정의 주요한 목적은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이 사이좋게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친하게 지내는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이 우의적이고 예의를 차리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같은 실험의 경과는 궁극적으로 정치문제의 타결까지를 겨냥한 장래의 협상국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협상타결에 반대해온 팔레스타인인이나 이스라엘인들은 이같은 진전을 방해하려고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 틀림없다. 미국행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하겠지만 중동평화를 위한 이 과정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도록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 모두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용기있는 지도력이 요구된다.【정리=박진렬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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