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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감독 반나치 단편영화(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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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감독 반나치 단편영화(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53)

입력
1994.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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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만에 일반공개/마다가스칼의 모험·안녕히 가세요/레지스탕스 사기진작용 제작… 상영 안돼/“압축속 창의성 돋보이는 절정기 작품” 평 서스펜스의 장인 앨프리드 히치콕이 2차대전중 만든 두 편의 반나치 단편선전영화가 제작된지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최근LA와 뉴욕등 미전국 대도시에서 개봉된 단편 「안녕히 가세요」(BON VOYAGE 26분)와 「마다가스칼의 모험」(AVENTURE MALGACHE 31분)은 영국출생의 히치콕이 1944년 영국공보부의 요청에 따라 만든 것이다.

 당시 히치콕은 할리우드에서 한창 정력적인 활동을 하던때로 조국의 부름에 따라 런던으로 돌아가 두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불어로 된 (히치콕은 불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이 작품들은 나치점령하의 프랑스로 보내져 적과 싸우는 레지스탕스투사들을 위한 사기진작용으로 지하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완성된 작품을 본 공보부가 그 내용이 선전영화로서는 너무 냉소적이고 파괴적이라는 이유로 이용치 않기로 결정, 그후로 지금까지 영국정부에 보관돼 있었다.

 1944년1월20일과 2월25일 사이에 웰인가든시티의 종합스튜디오에서 찍은 두영화는 나치를 피해 영국으로 도주한 프랑스배우들과 제작진 및 독일영화인들의 참여로 완성됐다. 명암을 극적으로 대비시킨 흑백촬영은 독일인 귄터 크람프가 했으며 출연진들은 대부분 몰리에르극단 단원들이었다.이들은 가족의 대부분이 프랑스에 남아있는데도 반나치영화에 나오는 모험을 강행했다.

 영국공보부가 처음 히치콕에게 선전영화제작을 부탁했을때는 단순하면서도 직선적인 작품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히치콕은 자신의 극영화 못지않은 복잡한 플롯을 가진 교묘하고 세밀한 필름느와르작품을 창조해냈다. 두 단편영화는 히치콕이 조셉 코튼 주연의 스릴러 「의혹의 그림자」를 감독하고 다음작품인 그레고리 펙과 잉그리드 버그먼주연의 「망각의 여로」를 만들기전 그의 창조력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완성됐다. 이 단편영화에 대해 비평가들은 압축됐으면서도 창의성이 풍부한 히치콕작품의 본보기같은 영화라고 평하고 있다.

 「안녕히 가세요」는 프랑스에서 레지스탕스투사의 도움을 받고 영국으로 탈출한 영국공군병사의 이야기로 후에 이 투사가 프랑스의 나치괴뢰정부인 비시정부의 스파이임이 밝혀지면서 플롯이 급격히 반전한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 밀반입돼 잠깐 상영됐었다.

 히치콕이 공동으로 각본을 쓴 「마다가스칼의 모험」은 해외에서 반나치운동을 하는 프랑스인들의 투쟁을 그린 것인데 프랑스인들간의 배신과 애국심의 애매모호성을 노골적으로 폭로하고 비웃고 있다. 영국정부는 이에 당황해 이 영화를 공개치 않기로 결정, 「마다가스칼의 모험」은 아예 프랑스땅을 밟지도 못했다.<미주본사편집국장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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