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지적일변도 탈피/공개수업·토론등 “합심” 교육청이 일선중고교를 상대로 실시하는 장학지도에 새바람이 불고있다. 이제까지 장학지도를 「장학관의 행차」 「짜증스럽고 귀찮은 간섭」으로만 여겨오던 중고교가 최근에는 오히려 장학진을 모셔가지 못해 안달이어서 교육청이 장학지도 순서 정하기에 고심할 정도이다. 이같은 현상은 장학지도의 패턴이 종래의 지적·지시일변도에서 교육적 내실화로 바뀐 데 따른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해 처음 「요청장학」이라는 새로운 장학지도방법을 도입했다.
요청장학은 교수·학습에 주안점을 둔 일종의 수업장학방식이다. 시교육청은 일선 고교에서 장학지도를 요청해오면 해당교과의 담당장학사 교수등으로 구성된 전문장학진을 학교에 내보낸다. 장학진은 담당교사와 머리를 맞대고 학습지도안을 만들어 공개수업을 하고 평가도 해준다.
공개수업이 열리는 날에는 인근 학교의 교사들까지 자발적으로 참관, 수업결과를 놓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도 갖고있다.
교육청의 행정지시 준수여부를 점검하거나, 교육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문제를 꼬투리 잡는등 장학지도 대상학교를 피곤하게 만드는 일은 사라졌다. 대신 학교는 요청장학을 통해 편한 마음으로 교육청의 도움을 받고있는것이다.
상문고 비리사건이후 잇따른 특별감사로 가라앉았던 일선고교의 분위기도 지난 달 20일 서울 오산고교(교장 전제현)를 시작으로 올해 첫 요청장학이 실시되면서 눈에 뛰게 달라졌다.
최근 이같은 장학지도를 요청한 휘문고 전성호교사(35·국어)는 『공개수업을 한뒤 장학진은 물론 동료교사들로부터 솔직하고 값진 평가를 받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현재 52개고교가 요청장학을 신청,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신청학교가 계속 늘어나 1백개교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요청장학은 수업의 질을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 일선학교와 교육청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서로의 벽을 낮추는 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서울시 교육청의 요청장학제도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타 시도교육청도 이 제도도입을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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