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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족등/회전 초꽂이장치 선조의 지혜 밝히는듯(한국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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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족등/회전 초꽂이장치 선조의 지혜 밝히는듯(한국의 미)

입력
1994.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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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족등은 불빛이 적어 더욱 어둡던 옛날, 어둠을 밝히던 소중한 도구였다. 조족등은 한밤 중 순라를 돌던 순라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기도 했다. 「발 앞을 비춘다」는 의미로 조족등이라고 불린 이 등은 그래서 조적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요즘의 랜턴과 모양이나 쓰임새가 흡사한 조족등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철이나 대나무 틀에 한지를 여러 겹 붙여 만든 몸체와 대개 박달나무로 만든 손잡이를 나무판으로 연결했다. 손잡이는 반드시 속을 파내 예비용 초를 넣어 다닐 수 있게 했고, 몸체에는 옷칠을 한 뒤 들기름을 먹였다.

 둥근 곡선이 유연하게 돌아간 몸체 속에는 선조들의 지혜가 빛나는 초꽂이 장치가 있다. 철판으로 만들어진 초꽂이 장치는 아래 쪽이 무겁고 회전할 수 있도록 고안돼 등을 어떻게 들던 촛불이 항상 위쪽을 향하도록 설계됐다.

 마치 한송이의 꽃을 뒤집어 놓은 모양이다. 손잡이가 꽃대에 해당하고 몸체 윗부분에 거치문(톱니무늬)을 넣어 꽃받침을 형상화했다. 손잡이와 거치문 사이의 나무판에는 12개의 연기구멍이 작은 나팔처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박대순 광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굴뚝역할을 하는 작은 연기구멍은 빗물이 몸체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고안돼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한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치문 밑으로는 세로로 누비주름 무늬가 넣어졌고 몸체 한가운데에는 모란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며 활짝 피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지름 23㎝× 길이 35㎝【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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