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제압” 꿈뒤엔 이혼아픔… 아직 라면끼니 고정자산 1억원(한화 93억원)에 38개 계열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중국 제2위의 컴퓨터기업 「거인」의 총재 사옥주(31)는 정기적인 라면식사를 생활의 철칙으로 삼고 있다.
그에게 라면은 와신상담의 「담(쓸개)」과 같은 것이다. 시장경제 도입이후 중국에서 단기간에 가장 크게 성공한 청년 재벌총수인 그가 라면을 먹는것은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한 자신에 대한 채찍질이다.
그는 오늘의 거인기업이 있게한 컴퓨터 한자카드 개발을 위해 4년전 동료 한명과 함께 심천대학 기숙사에서 1백50일간을 꼬박 20상자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경험이 있다. 이같은 노력끝에 현재 중국내 한자카드 시장의 절반가량을 석권하는 중문처리 소프트웨어 M6405 한자카드를 개발해낸것이다.
89년 IBM을 능가하는 거대 컴퓨터기업을 세우겠다는 야심하에 단돈 4천원(한화 37만원)으로 설립한 거인기업은 이 한자카드 개발이후 연평균 5백%라는 신화적 성장을 거듭, 중국 시장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붕총리등 고위지도자들이 심천경제특구를 방문할 때 시찰코스에 들어가는 이 기업의 성공은 「거인신드롬」이란 용어를 만들어 냈을 정도다.
그는 기업에 성공한 대가로 가정을 잃었다. 한자카드 개발에 몰두하던 중에 아내가 병원에 입원했는데도 한번도 문병가지 않은것이 계기가 돼 끝내 이혼을 당한것. 그는 이혼충격으로 한때 자살마저 생각했다.
라면을 먹는 그의 표정에는 사업의 성취로 대신할 수 없는 가정을 잃은 우울함이 서려있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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