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소식 전하는 재미로 살죠”/부인 먼저 시작… “남편이 후배” 『하루 5시간 이상 집집을 돌아야하는 강행군이지만 수취인들이 기쁜 소식을 접하고 함박웃음을 웃을때 새 힘을 얻곤 합니다』 경기 수원시민들의 전령역할을 하고있는 수원우체국의 부부집배원 이태수(34) 권은희씨(30)는 고단한 우편배달 생활 속에서도 늘 미소를 잃지 않는다.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고 하루하루 배달하는 우편이 우리사회 곳곳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때문이다. 이들의 부부집배원생활은 이달로 2년6개월째이지만 집배원경력에서는 부인 권씨가 앞선다.
권씨는 지난 87년 결혼이후 아들 동민군(6)을 돌보며 가정주부 역할에 충실해오다 뭔가 활동적인 일을 하겠다는 평소의 「욕심」을 실천에 옮겨 집배원 공채시험공부를 시작했다.
주부와 수험생의 1인2역을 성공적으로 해내 90년말에는 4대1의 경쟁을 뚫고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했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됐다. 이후 몸을 돌보지 않고 배달에 나서 우체국내에서 「없어서는 안될 집배원」으로 자리 잡았다.
자신감을 얻은 권씨는 남편의 「동참」을 권유하기 시작했고 남편 이씨는 집배원생활을 통해 활력넘치는 사회인으로 탈바꿈한 부인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새시설치업에서 손을 떼고 91년11월 특채로 체신에 입문했다.
이씨부부는 올초부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일대의 배달을 분담하고 있다.
하루에 각자 배달하는 책자, 편지등 우편물이 1천7백∼1천8백통에 달해 눈코뜰 새 없지만 종종 거리에서 마주치며 나누는 눈웃음에서 피로를 잊는다.
이씨부부에게는 그러나 3년째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다.
이웃들에게 새소식을 전하는 동안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방과후 이씨부부가 퇴근할 때까지 홀로 집을 지키고 있어 늘 마음에 걸린다.
부인 권씨는 『2년이 넘도록 아들을 방치하고 있는 것 같아 배달중에도 발걸음이 멎는 때가 있다』며 『조만간 아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집배원생활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고 착잡한 표정이었다.【김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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