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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식 대화 한계 절감/북­미·유엔서 해결기대/IAEA 북핵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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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식 대화 한계 절감/북­미·유엔서 해결기대/IAEA 북핵 입장

입력
1994.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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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안 북한 거절로 원점회귀/단순입회 면죄부만 줄까 우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북한이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의 연료봉교체시 입회부를 둘러싸고 벌여온 줄다리기는 북한이 6일 끝내 IAEA의 막판 제의를 거부함으로써 중대고비를 맞고있다.

 IAEA는 지난 3일 유엔안보리가 설정한 북한의 추가핵사찰시한(내주초)을 앞두고 김영남북한 외교부장에게 서한을 보내 사찰단이 연료봉교체현장에 입회하되 일정기간후 교체된 연료봉에서 샘플을 채취한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수명이 다한 교체대상 연료봉을 원자로에서 빼낼때 연료봉의 위치등을 감안, 몇개를 임의추출형식으로 골라내 별도 보관한뒤 추후 원자로가동일지와 비교, 조사한다는 것이다.

 IAEA의 이같은 양보안은 북한의 핵사찰시한이 임박한데다 문제의 연료봉교체가 마냥 미뤄질 수만도 없다는 판단에서 막판 타결을 겨냥, 제안한 것으로 IAEA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IAEA측은 지금과 같이 연료봉교체문제로 북한과 핑퐁게임을 계속할 경우 또 다른 문제인 추가핵사찰마저 더욱 꼬이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AEA의 소식통에 의하면 IAEA측은 지난 4월 19일 북한측이 느닷없이 연료봉교체시 입회를 제의해오자 크게 당혹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IAEA는 이를 북한이 추가사찰을 수락하도록 하는 명분으로 제공해 궁극적으로 핵문제해결의 돌파구로 삼는다는 구상을 갖고 협상을 추진해왔다. 실제로 양측은 그동안 연료봉교체시 사찰단 입회를 전제로 연료봉 샘플채취와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추가사찰여부 및 시기와 범위등에 대해 제안과 역제안, 수정제안을 거듭하며 절충점을 찾는 노력을 하는듯 보였다.

 그러나 북한이 6일 IAEA의 새제안마저 거부함으로써 북핵문제는 다시 대결국면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북한은 이날 답신에서 『연료봉교체시 샘플채취는 핵안전조치의 계속성유지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북·미 고위회담에서 샘플채취문제를 타결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완강히 거부해오던 영변핵시설에 대한 추가 사찰은 허용하되 연료봉교체시 일부 연료봉의 선정·보관·샘플채취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앞뒤가 안맞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약효가 떨어진 추가사찰대신 연료봉교체문제를 북·미고위급 회담개최를 위한 카드로 사용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IAEA측은 북한이 추가사찰을 허용하더라도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연료봉교체시 입회는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이다. 그럴 경우 들러리만 서고 오히려 북한의 핵안전 협정불이행에 대한 면죄부를 발부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IAEA는 이번 타결시도가 무산되면서 연료봉교체 및 추가사찰을 둘러싼 북한과의 대화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느끼고 있다. IAEA는 또 다시 교착상태로 빠져든 북한핵문제를 북·미고위급회담을 통해 해결하든가 안보리제재를 통해 해결하든가의 선택을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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