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우선” 내부조율 마무리/경기침체따른 업계 압력도 한몫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최혜국대우(MFN) 연장시한을 한달 남짓 남겨두고 인권과 MFN을 연계해온 기존의 정책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미국무부는 내달 3일로 다가온 대중 MFN경신시한을 앞두고 장기적으로 중국의 인권과 무역문제를 분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이를 빌 클린턴대통령에게 건의할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최근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에 관한 배경설명에서 『중국의 인권과 무역문제를 분리(DE―LINK)시킨다는것이 미국의 장기적인 대중국정책』이라면서 『빠르면 올해부터 이 문제를 양국관계의 중심이슈에서 주변적 이슈로 이동시키려고 노력하고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중국의 인권상황을 수주일 더 지켜본뒤 MFN에 관한 최종 건의안을 마련하겠다』는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의 공식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클린턴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MFN연장 여부를 놓고 해마다 되풀이해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로 하고 근본적인 정책변화를 모색중임을 시사하는 징후는 여러곳에서 감지된다.
존 새턱미국무부 인권담당차관보는 지난달 말 아메리칸대에서의 연설을 통해 『무역특혜조치(MFN)는 중국의 인권향상을 기하기위한 한 가지 방편』이라면서 『MFN을 철회하는것만이 유일한 (대중)압력수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크리스토퍼장관에게 밀어붙이기 일변도의 대아시아정책을 재검토할것을 촉구한 윈스턴 로드동아태담당국무차관보도 4일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의 MFN자격 재획득 가능성을 낙관했다. 로드차관보는 대중 MFN경신을 철폐하지 않을 바에는 「수년단위」로 중국의 인권상황을 심사해서 결정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한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관리의 발언은 지난 89년부터 연례행사가 돼온 미국의 대중 MFN 경신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시사하는것이다.
클린턴이 새로운 대중정책을 검토하는 바탕에는 그의 「경제안보」 우선논리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7대교역 상대국인데다가 무한한 시장잠재력을 갖고있다. 특히 항공우주 컴퓨터등 첨단과학분야에서 미국이 챙기게될 몫은 엄청나다. 미국인들의 일자리와 밀접히 연계돼있는 중국을 인권외교에 치중하다 잃게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대중정책변화를 이끌고 있는것이다.
클린턴이 대중정책의 변화를 추구하는 또다른 이유는 국내정치적인 필요때문이다.
올 가을의회 및 주지사선거를 치러야하는 클린턴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MFN대우를 자동연장하라는 업계의 강력한 로비를 받고있다.
맥도널 더글러스 선키스트등 서부의 유력 기업체간부 4백여명은 지난달 26일 클린턴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에 대한 MFN철회는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있는 캘리포니아주 경제에 치명타를 입히게 된다며 MFN연장을 촉구했다.
중국에 대한 MFN철회가 미국의 경제적 손실에만 국한되지 않을것임도 분명하다.
지속적인 대중 투자와 교역이 결국 중국사회 체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권향상에 기여한다는 보수파의 견해도 만만치않다. 중국으로서도 미국의 인권개선 요구를 묵살하기는 어렵게 돼있다. 그들도 매년 2백억달러의 흑자를 내는 미국시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따라 양국은 내달 3일의 시한을 배수진으로하고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기위한 타협안을 적극 모색중이라는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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