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최근 일제히 참여서둘러/기술은 초보수준… 정부지원 절실 「GR시장을 잡아라」
그린라운드(GR)체제의 본격개막을 앞두고 「GR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유망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GR산업이란 가정이나 업체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줄이거나 없애는 환경설비산업― 예컨대 ▲폐·하수처리 및 수질오염방지시설 ▲집진·탈황등 대기오염방지시설 ▲소음 진동방지장치등을 만들고 설치하는 반공해 장치산업이다.
6일 산업은행과 관련엽계에 의하면 유해폐기물교역을 금지하는 바젤협약, 생산공정상의 환경기준을 정한 기술장벽협정, 이산화탄소 배출량규제에 관한 기후변화협약등 GR체제가 본격가동될 오는 2000년 전세계 환경설비시장규모는 약 6천억달러(4백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80년 4백30억원에 불과하던 국내GR시장 역시 올해엔 1조5천억원, 2000년엔 5조∼7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GR산업이 거대황금시장으로 부상한 까닭은 이젠 어느나라 어느업체도 환경설비없이는 생산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해가 「묵인」되는 개도국신분으로 환경의 희생을 통해 고도성장을 거듭해온 우리나라도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위해선 선진국수준의 환경기준을 수용해야만 한다. GR체제에서 환경설비는 업체의 선택대상이 아닌 의무사항인 셈이다. 환경투자가 낙후된 만큼 향후설비수요는 클 수밖에 없고 내수는 물론 공해방지기계 및 플랜트수출전망도 매우 밝은 편이다.
이에 따라 무한대의 성장잠재력을 가진 GR시장에 뛰어들려는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삼성(중공업 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정공) 럭키(개발 엔지니어링) 선경(건설 유공) 효성(중공업) 코오롱(엔지니어링) 롯데(기공) 한라(중공업)등 대기업들은 최근 앞다퉈 환경전담본부를 발족, 폐수처리시설 및 쓰레기소각로건설, 대기정화·집진·탈황설비사업등에 진출하고 있다. 민간제조업체들의 환경설비수요는 물론 사회간접자본(SOC)확충사업, G7프로젝트등 환경투자와 관련된 굵직한 국책사업도 많아 대기업들의 GR시장참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진도 선경등은 「하드웨어」(환경설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용역)에도 진출, 공장서 배출되는 산업쓰레기를 모아 최종처리장까지 수집·운반·가공해주는 폐기물처리대행업체(선경크린테크)를 발족시켰으며 두산도 환경서비스시장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의 환경설비능력은 아직 수요를 못따라가고 있는 실정. 등록된 환경설비업체중 65%가량이 자본금 5억원이하의 영세업체이고 대부분 건설 엔지니어링분야를 겸업하고 있어 공해방지 전문업체비중은 21%에 불과하다. 생산에서 설계 시공능력까지 보유한 업체는 5%에 지나지 않는다. 기술수준 역시 생산공정분야는 선진국대비 80%선에 이르고 있지만 기본설계기술은 40%수준에 머물고 있다. 산은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해방지시설을 몇대 더 설치하는 것보다 고급환경설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GR시장규모를 감안한다면 환경산업은 SOC차원에서 지원돼야할 과제』라고 말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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