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요미우리(독매) 신문이 지난 3월 미 갤럽사의 지원으로 국제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일본을 포함, 미 영 독 불 등 5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국가의 신뢰도에서 일본국민들은 미 영 호 독 불순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한 반면 나머지 4개국의 일본신뢰도는 미국에서 13위, 영국에서 11위, 독일에서 10위, 프랑스에서 11위로 나타났다. 유엔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으며 걸프전 때는 다국적군에서 가장 많은 전비를 부담했고 해외원조(ODA)액이 세계최고인 경제대국 일본이 국가신뢰도에서 이처럼 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일본의 양면성 때문인 것 같다. 일본에서는 혼내(본심)와 다테마에(겉 표현)라는게 있어 자신의 본심을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치 않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부정적인 답변을 해야할 경우에도 분명히 『노』라고 말하지 않고 적당히 넘긴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클린턴 미대통령이 옐친 러시아대통령에게 『일본인의 예스는 가끔 노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나가노(영야무문) 법무장관이 2차대전과 남경대학살에 관한 자신의 평소 소신을 피력했다가 이것이 국내외에 물의를 일으키자 6일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고 사죄했다. 그러나 2차대전 때 일본육군장교로 참전했고 전후에는 자위대의 고급간부로 일생을 군에서 보낸 우익중의 우익인 나가노장관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일본의 보수세력은 50년대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일본의 한국식민지배를 정당화하거나 일본이 2차대전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는 망언을 거듭해 왔 다. 이같은 발언이 문제가 되면 마지못해 취소하고 정부는 『그 발언이 정부의 의사가 아니라 개인의 의사』라며 발뺌을 하곤 했다.
과거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새로운 이웃관계를 정립하겠다는 의사가 일본지배계급에 확산되지 않는한 「두 얼굴의 국가」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영원히 신뢰받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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