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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개설 “카운트다운”/상장예상기업 3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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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개설 “카운트다운”/상장예상기업 35개

입력
1994.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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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초 호치민-97년엔 하노이에/“국민 인식부족… 2∼3년 지나야 본궤도” 자본주의 경제의 전유물인 증권시장이 베트남에 들어선다.

 베트남정부는 95년초 최대 상업도시인 호치민시에 이어 97년에는 수도 하노이시에도 증권거래소를 개설한다는 방침 아래 증권거래법등 관련법안의 제정및 기술적 운영체제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베트남 국영은행 및 재무부등 소관부처의 실무진을 중심으로 올초 발족된 증권시장준비위원회(위원장 유엔 도안 홍베트남국영은행국장)는 이미 일본 및 싱가포르등 세계 10여개국의 증권거래소를 방문, 관련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베트남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도 개시했다.

 『과거 우리는 증권시장자체를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부패된 상징물로 간주했다. 돈이 돈을 만드는 증권시장에는 노동의 땀이 배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베트남은 새로운 금융시장이 될 증권거래소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홍국장은 말했다.

○재원조달 시급

 베트남정부가 증권시장 개설을 서두르는 배경은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조달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최대시중은행인 베트콤뱅크의 유엔 반 데은행장은 『우리는 2000년까지 연간 8∼10%의 지속적인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위해 내·외자를 각각 2백억달러씩을 동원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내자동원은 국내자본이 형성되지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베트남정부는 민간보유의 지하자금을 제도금융권으로 흡수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증권시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베트남 국민들은 지난75년 통일 이후 정치·경제적 불안요인때문에 20억달러에 상당하는 금과 경화(주로 미달러)를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십억달러의 지하자금은 반드시 베트남경제부활을 위한 밑거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게 베트남정부의 입장』이라고 도 카크 홍베트남국영은행의 국제국장은 말했다.

○상장기업 태부족

 하지만 베트남 증시가 본격적인 정상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개장후에도 적어도 2∼3년은 소요될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우선 법정자본금 2백40만달러 규모이상의 기업을 주식시장의 상장조건으로 가정할 경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이 호치민시에 집중된 28개 국영기업을 포함, 35개 안팎에 불과한 까닭이다. 적어도 1백개이상의 기업이 상장돼야 우리의 목표가 달성될수 있다는것이다.

 베트남 국민들이 주식시장에 참여할것인가도 의문사항이다. 증시에 대한 기초상식이 부족한데다 지난 80년대중반 높은 인플레를 경험했던터에 은행등 제도금융권에 대한 깊은 불신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것이다. 호치민시에서 큰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동 킴 쿠그씨는『노는 돈이 많고 정부가 아무리 증시투자를 선전해도 선뜻 증시에 뛰어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금과 달러를 침대 밑에 깔고 자야 안심하는 베트남인의 정서는 하루아침에 바뀌기 힘들다』고 말했다.【호치민=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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