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 공사/공정 95%… 남부지역 전력난 풀듯 장장 1천4백87의 베트남 북·남을 잇는 「500㎸송전선」공사는 산업입국을 향한 베트남정부의 의지가 집약돼있는 대역사이다. 하노이 남서쪽 80에 위치한 호아 빈 수력발전소(최대출력 1천9백20㎿)의 잉여전력을 호치민시를 비롯한 남부지역으로 공급하는 「전력 동맥」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이다.
92년4월 착공된 이 공사는 현재 전체공정의 95%가 완료된 상태. 총사업비 5억5천만달러가 소요된 이 송전선은 빠르면 오는 6월초순께부터 25억㎾의 전력을 남부지역에 공급하게될 전망이다. 따라서 갈수기마다 주당 평균 사흘씩 제한송전되던 호치민시등 남부지역의 전력사정은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키에트총리는 『과거 베트남 경제의 최대약점은 전력이었다. 하지만 이제 북·남송전선은 베트남경제의 도약을 위한 「힘」을 제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타이 풍 네 베트남 동력부장관은 『송전선사업은 베트남정부가 추진하는 최대의 인프라스트럭처』라고 소개한뒤 『외국기업들에는 베트남 정부가 빈약한 사회간접자본(SOC)의 확충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을 뜻하는 상징성도 지닌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정부는 올해 북·남 송전선 완성과 함께 타크 모, 빈 손지역에 수력발전소 2기를 설치, 가동하는등 SOC사업중에서도 전력공급및 발전시설 확충부문에 역점을 두고있다. 올해 전력생산 목표도 지난해보다 15%가 늘어난 1백20억㎾로 잡고 있다.
하지만 송전선프로젝트가 사업초기단계부터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의회일각에서 『수억달러짜리 송전선을 가설하느니 남부에 발전소를 짓는게 낫다』며 경제적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92년말에는 부 녹 하이 당시 동력부장관이 송전탑 철골구입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탄로나 구속되는등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호치민=이상원기자】
◎국도개선사업/도로 40%-교량 50% 쓸모없어/기술이전 겨냥 외국업체 유인
도로재건 및 보수는 베트남정부가 가장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국가기간사업이다.
약 1만에 이르는 전체 도로중 40%가량이 전쟁중 파괴됐거나 노후화돼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포장이 많고 아스팔트 두께가 얇다. 긴 우기로 지반이 약해진 도로들은 언제든 붕괴될 위험을 안고 있다. 하노이등 북부지역의 도로들은 반세기도 훨씬전인 프랑스 식민시대에 건설한것이 태반이다. 교량은 8천8백50여개중 50%가 파괴된 상태다.
대만과 일본이 1억3천3백만달러의 자금을 제공, 지난해 10월 왕복 4차선확장공사가 착공된 하노이―하이풍간 5번 국도 1백6중 팔라카부근은 대외무역의 기간도로인데도 아직 페리호를 동원, 트럭들을 건네주고 있으며 철교를 도로로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베트남정부는 월남전으로 파괴된 도로재건에만 4백억달러가 들것으로 보고있다. 이중 오는 9월 사업자를 선정, 내년초 착공할 예정인 하노이―호치민간 1번 국도 2천3백 보수공사는 국가대동맥구축이란 점에서 베트남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중 하나이다.
이 사업은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차관으로 진행된다. 사업계획이 확정된 구간은 WB차관 1억5천8백50만달러가 소요될 하노이―빈간 2백79와 호치민―칸토간 1백51, ADB차관 1억2천만달러가 투입될 호치민―나트랑간 4백50공사이다.
얼마전 실시된 건설사 선정을 위한 사전자격심사에는 우리나라 업체를 비롯 미국 일본 프랑스등 세계 유명건설사 2백50개사가 참가를 신청,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미국 프랑스등의 업체는 동남아와 중동지역에 퍼져있는 노후장비를 도로보수공사에 사용한뒤 장비전체를 베트남측에 무상양도한다는 조건을 제시, 우리나라 업체들을 긴장시켰다. 이들은 도로건설에 일단 진출하기만 하면 댐 발전소 항만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은 물론 기타 건설분야진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주목해야할 것은 베트남정부가 베트남 중소건설회사들 통폐합, 「시엔코 1」 「시엔코 6」 「시엔코 7」등 7개 대형건설사를 급조해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입찰자격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베트남정부의 이 조치는 외화유출 방지와 함께 선진도로기술을 완전 습득, 앞으로의 대형 도로공사는 국내기술진이 담당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두가지 목적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동아건설 호치민지점 박인배지점장(46)은 『베트남은 1번국도 보수공사를 하면서 외국의 도로건설기술을 완전히 마스터해 앞으로의 해외차관 건설공사에서는 외국업체를 완전배제한채 베트남기업이 독점하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하나에서도 베트남의 준비와 각오가 만만치 않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지난달 중순 발표된 사전자격심사결과는 WB구간 35개사(한국 17개사), ADB구간 36개사(한국 16개사)로 압축됐다.【호치민=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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