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데도 한계” 한때 일전불사 태도/DJ당부·여권 설득에 일단은 자제 민주당의 동교동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연일 여권에서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을 비난하는 발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자당 문정수사무총장과 하순봉대변인이 동원한 「김이사장의 사주론」, 김종필대표의 「통일얘기를 지껄이는 사람」이라는 격한 표현등이 동교동계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발언들이다.
또한 한 검찰간부가 『14대총선당시 민주당지도부가 받은 공천헌금도 수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동교동계 의원들은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발끈했다.
동교동계 의원들은 3일 「일전불사」의 태도였다.
이날 권로갑최고위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권최고위원과 한화갑 김옥두 최재승의원은 상하오에 걸쳐 두 차례의 긴급회합을 가졌다. 개인일정으로 불참한 한광옥최고위원은 강한 대응의 뜻을 전해 왔다.
분위기는 격앙됐고 특히 김민자대표의 「통일얘기 운운」이 일차적인 성토의 대상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4일 동교동계 의원들은 전날의 격한 감정과는 달리 『일단 참고 지켜보겠다』며 맞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전날 저녁 김이사장이 동교동으로 찾아간 권·한 최고위원과 박지원대변인, 정동채 아태재단비서실장에게 「침묵」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또한 여권에서 『오해가 있다』며 설득을 시도한 것도 동교동계 의원들의 격분을 가라앉히게 했다. 권최고위원이 3일 하오 시내 한 호텔에서 서청원정무장관을 만나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받았다는게 동교동측의 설명이다.
또 며칠전 김옥두의원은 민자당 문총장에게 항의전화를 했고『와전됐다』는 해명을 듣기도 했다.
이들은 『니전투구는 도움이 안된다』고 의견을 모은 듯하다. 한최고위원은 『충성경쟁을 하더라도 품위가 있어야 한다. 마구잡이식 행태는 오히려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며 역으로 여권의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자제분위기 속에서도 동교동계 의원들은 『지금이 인내력의 한계치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유신 5공때 감옥가면서도 저항한 우리들이 뭐가 두려워서 입을 닫고 있겠는가. 충심을 왜곡하면 정말 버거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동교동측은 여권이 김이사장의 통일론을 문제삼고 나오는데 민감하다. 『통일논의활성화, 창구단일화가 정부입장이자 국민의 공감대이다. 통일방안 하나 낸 적 없는 김종필대표가 활발한 논의마저 비아냥댈 자격이 있는가』(한화갑의원) 『북한측에 정상회담을 촉구하고 이기택대표의 방북을 김영삼대통령의 뒤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바로 김이사장이다』(최재승의원)…등.
한최고위원은 『대선에서 패배한 쪽이 우리다. 한을 건드리는 것은 우매한 일』이라고 말했다. 동교동계는 격한 감정 속에서 추이를 지켜보는 것 같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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